한국 아이스하키 최초의 남자 실업팀 지도자로 하키 인생 2막을 연 신소정(30) 대명 킬러웨일즈 코치가 새 보직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간판 골리 출신인 신소정 코치는 19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본보와 만나 “선수들 마음의 문을 빨리 열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함께 운동했던 친구들이라 빨리 열었다”며 “이렇게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는 이 순간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선진 아이스하키를 경험한 신 코치는 지난 8월 대명 코치로 합류해 골리 박계훈(29) 이창민(29) 이연승(25)과 호흡을 맞추는 중이다. 태블릿 PC로 촬영한 훈련 영상이나 경기 영상을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한 다음 선수들한테 장단점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도하고 있다.
신 코치는 “영상을 갖고 순간 상황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며 “비디오를 보면서 내용을 전달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는 결국 멘탈 싸움인 만큼 시작 전에 선수 장점을 얘기해주면서 최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훈련을 거쳐 18년 만에 부활한 국내 실업 아이스하키 대회인 전국선수권에서 신 코치는 지도자로 공식 데뷔했다. 지난 12일 안양 한라와 대회 첫 경기에서 0-3으로 패했지만 18일 하이원전에서 9-1로 첫 승리를 경험했다. 그리고 이날 한라와 두 번째 대결에서는 1-6으로 져 1승2패, 세 팀 중 2위를 확정했다.
신 코치는 “선수 때는 경기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전체적인 흐름을 봐야 한다. 경기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라 다음 경기를 위한 보완점을 찾아야 한다”며 “골리 부분은 (미국 피츠버그에 머물고 있는)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나에게 모두 맡겼다. 아직 우리 골리들의 몸이 전부 올라오지 않았지만 다들 잘하고 있다. 계속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신 코치는 2003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후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무려 16년간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골문을 지킨 대들보다. 초ㆍ중ㆍ고교는 물론 대학팀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끝까지 대한민국 빙판을 지켰다. 2013년 캐나다 대학으로 아이스하키 유학을 떠났고 2016년엔 북미여자아이스하키리그(NWHL) 진출하는 등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며 기량을 닦았다. 그리고 평창 올림픽에서는 남북 단일팀의 골문을 지켰다. 특히 세계 6위 스위스와 순위 결정전에서 53개의 슈팅 중 51개를 막는 선방쇼를 펼치며 대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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