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더 CJ컵 우승... 김시우는 공동 17위
35세 미국인 선수 제이슨 코크랙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생활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33번째로 참가한 투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던 비결이 경기 내내 친구이자 경쟁자이던 잰더 쇼플리(27ㆍ미국)와 나눈 편안한 대화에 있다고 설명했다.
코크랙은 1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우 크릭 골프클럽(파72ㆍ7,527야드)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더 CJ컵(총상금 975만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잡아낸 끝에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 PGA투어에 데뷔한 코크랙은 232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단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멤버 자격을 갖춘 후 나선 대회만 세더라도 무려 230개다. 우승 기회도 세 차례 정도 있었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갈수록 높아지는 PGA투어 선수들의 기량에 우승이 쉽지 않았다는 코크랙은 “투어 입문해 10년 동안 커리어를 쌓으며 우승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면서 “내 경기력은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견줄 만하기에, 언젠간 내가 내 자신을 극복하고 우승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CJ컵 1~3라운드 동안 그는 단독 선두를 차지한 적이 없다. 1라운드 2언더파 70타로 톱10에 들지 못했던 그는 꾸준히 타수를 줄이며 반전을 노렸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5~8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으며 치고 나갔다. 그는 한 차례 보기도 없이 후반 10~11번홀에서 또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타수를 빠르게 줄였다. 같은 조로 경기를 치른 쇼플리가 후반 11~13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올라 그를 압박했지만, 코크랙은 흔들리지 않고 17번 홀까지 파행진을 벌이며 타수를 지켰다. 마지막 홀(파5)까지 버디를 낚아챈 코크랙은 16번홀(파5)에서 보기로 주춤한 쇼플리에 두 타차 앞서며 승리를 완벽하게 확정 지었다.
코크랙은 동반자를 잘 만나 우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코크랙은 쇼플리, 제이슨 데이(33ㆍ호주)와 함께 경기에 나섰는데 데이는 목 부상으로 라운드 초반에 기권을 선언했다. 단 둘이 경기를 치르게 된 두 선수는 경기 내내 대화를 나누며 집중력을 유지했다. 코크랙은 “중간 중간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5시간 30분 동안 계속 집중하기 어려운데 걸으며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고 설명했다. 두 선수 좋은 경기력으로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쇼플리는 “스코어를 보면 알 수 있듯, 우리는 상대의 좋은 플레이에 탄력을 받았다”며 “서로 잘 맞았다”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약 20억원(175만 5,000달러)에 달하는 우승 상금을 받은 그는 상금 순위 3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그는 시즌 상금 191만 2,931달러를 벌어 상금 순위 59위에서 56계단 상승한 3위까지 도약했고,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도 83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로써 국내 기업이 개최하는 유일한 PGA투어 대회의 4번째 우승자도 미국인이 차지하게 됐다. 초대 우승자이자 2019년 우승자인 저스틴 토마스(27)와 2018년 브룩스 켑카(30) 모두 미국 선수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김시우(25)가 공동 9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한국인 최초 우승을 정조준했으나, 그는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7위에 올랐다. 김시우는 “목표가 공동 20위였는데,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면서 “지난 3년간 제주에서 치러진 것과 달리 올해는 미국에서 경기가 진행돼 환경 차이가 있었다. 다음 대회는 한국에서 다시 치러지니, 모든 한국 선수들이 올해보다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했다.
2017년 창설된 국내 유일의 PGA 투어 대회인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제주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미국으로 개최 장소를 옮겼다. 2021년 10월로 예정된 다음 대회는 경기 여주시 해슬리 나인브릿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