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총통, 연일 SNS에 인도 띄우며 우호 과시
인도, 대만 외교부장 중국 저격 방송으로 화답
코로나 방역, 투자, 기술협력 등 대만 지원 절실
中 "마지노선 도발"... 美 압박 이은 협공에 곤혹
대만이 인도를 끌어들여 중국에 맞서고 있다. 경제협력과 방역이 절실한 인도에게도 대만은 매력적인 파트너다. 미국에 이어 인도까지 대만으로 기울자 중국은 다급해졌다.
인도, 차이 총통 "나마스떼" 후 中에 포문
대만과 인도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우호를 과시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10일 뉴델리 중국대사관 앞에 '청천백일만지홍기'를 걸고 대만의 국경절을 축하했다. 중국 오성홍기 자리를 대만에게 내준 것이다.
그러자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13일 인도인들에게 "나마스떼(안녕)"라고 트윗하며 과거 타지마할 방문 사진 등을 올렸다. 차이 총통은 이틀 후에도 대만의 인도음식점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인도를 향한 대만인들의 애정을 강조했다. 차이 총통이 평소 트윗을 즐기지만 이처럼 인도가 연달아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인도는 대만의 '스피커' 역할로 화답했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15일 인도 방송에 출연해 대만을 시종일관 '국가'로 지칭하면서 "중국과 대만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발언권이 없던 대만에게 마음껏 목소리를 높이라고 기회를 준 셈이다.
대만은 코로나에 신음하는 인도의 동아줄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최악의 방역과 그로 인한 경기침체가 심각하다. 인도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섬유제품 공급선이 중국으로 넘어갔을 정도다. 중국과 국경분쟁을 겪는 인도로서는 치욕이나 다름없다.
반면 대만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를 상대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경제개발에 투자할 자금과 기술력이 탄탄하다. 차이 총통은 국경절 연설에서 "정보기술(ICT)과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쇼어링(본국 회귀) 추세에 맞춰 대만으로 유입된 자금은 1조대만달러(약 40조원)를 웃돈다.
따라서 인도 입장에선 대만과의 협력이 코로나19 사태 극복의 견인차가 될 수 있다. 인도는 대만과 미수교국인데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거론된다. 대만 기업을 위한 경제특구, 대만의 과학공원 유치 등 다양한 경제 살리기 사업도 추진 중이다. 프라샨트 쿠마르 싱 인도 국방연구소 동아시아센터 연구원은 18일 타이베이타임스에 "대만은 인도의 인프라에 투자할 자본이 있고 핵심산업을 발전시킬 기술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곤혹스런 中, "인도양 항로 위태" 경계령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의 개입 차단에 주력하던 중국은 인도까지 가세하자 곤혹스런 표정이다. 대만과 인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수록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쏟아부을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도는 6월부터 중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컬러TV, 타이어 등의 수입을 제한하는 등 중국산 불매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내에선 인도가 대만과 본격 밀착하면 인도양 항로와 해운 안전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후즈융(胡志勇)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인도가 대만을 이용해 중국과의 국경협상 과정에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인도가 대만 외교부장의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하자 "중국의 마지노선에 도발을 가했다"고 발끈했다. 주인도 중국대사관은 항의성명에서 "대만 독립세력이 사실을 왜곡해 선동하고 있다"면서 "인도는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한 문제에 올바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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