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가 휩쓴 지난 7, 8월 북한은 '잠금 모드'였다. 한국, 미국 등을 거냥한 비난을 한동안 자제했다. 18일 북한이 다시 입을 열었다. 선전매체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공세를 폈고, 외무성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국제 사회 개입 고리로 대북 제재를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18일 "남조선 당국의 핵연료 구입 기도는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를 파괴하고, 지역 긴장 고조와 군비 경쟁을 초래하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라면서 김 차장을 실명 비판했다. 김 차장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핵연료를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가뜩이나 미국의 핵무기들을 잔뜩 끌어들여 극동 최대의 화약고로 악명 높은 남조선이 핵동력 잠수함 개발을 구실로 핵연료 구입에 나섰다"고 면서 "제 처지도 모르고 핵 전략 잠수함 보유라는 용꿈을 꾸며 함부로 핵에 손을 대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관영매체가 아닌 선전매체의 보도여서 무게감은 적지만, 북한이 남한의 물밑 외교적 움직임을 일일이 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이 '핵'에 극도로 민감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같은 날 북한 외무성도 "발전도상국(개발도상국) 빈궁의 주된 요인은 외부 세력의 정치 경제적 간섭 때문"이라며 세계 빈곤퇴치의 날(10월 17일)을 계기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국제 사회의 개입을 비난했다. 북한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벨라루스 등을 언급하면서 국제 사회의 제재 압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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