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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불명 악취가 대지진 전조?" 불안한 日 가나가와현

입력
2020.10.18 12:00
수정
2020.10.18 14:3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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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도쿄만 인근서 시작, 요코하마로 북상
일반 대기보다 휘발유 성분 14배나 높아
일각서 "해구형 지진 전후 악취 발생" 주장
가나가와 현지사 "불확실 정보 현혹 말라"

일본 요코하마항 주변 미나토미라이 지구. 요코하마=김회경 특파원

일본 요코하마항 주변 미나토미라이 지구. 요코하마=김회경 특파원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4개월 넘게 악취가 지속되고 있지만 발생 원인을 찾지 못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생활의 불편을 넘어 과거 대지진 전후로 악취 소동이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일각에선 대지진의 전조라는 견해까지 제기되면서다.

가나가와현은 16일 "요코스카시에서 채취된 공기 성분을 분석한 결과 휘발유 등에 포함된 이소펜탄과 펜탄, 부탄 농도가 일반 대기에 비해 7~14배 높았다"고 발표했다. 당장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양이지만 발생 원인과 지역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앞서 13일 요코하마시의 분석에서도 악취 신고가 접수된 지역의 공기가 일반 대기보다 이소펜탄과 펜탄 농도가 12~13배 높았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해상보안부 등은 지난 14일 합동회의에서 공기 채취 능력을 확충하고 원인 규명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악취 신고는 지난 6월 4일 도쿄만 입구의 요코스카와 미우라에서 200건이 접수되면서 시작됐고 이달 들어 요코하마로 북상하고 있다. 주민들은 '생선 썩는 냄새' '고무 타는 냄새' '화학약품 냄새' 등을 호소하고 있다. 공교롭게 악취 발생 지역인 요코하마와 요코스카는 각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 환경장관의 지역구다.

당초 인근 공장의 가스 누출이나 유조선 등의 화학물질 유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현재까지 관련 사고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플랑크톤이 산소 부족으로 죽으면서 바다가 푸른색으로 변하는 청조 현상을 원인으로 들기도 한다. 청조 현상으로 황화수소가 발생하는데 바람을 타고 북상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4개월 이상 원인이 특정되지 않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대지진의 전조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해저 활성단층과 지각판이 갈라지면서 악취가 발생할 수 있는데, 도쿄만 인근 미우라반도와 보소반도 남부지역 지표에 노출된 활성단층이 깨지면서 악취가 나는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1923년 간토대지진 후 미우라반도 등에서 악취가 발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1995년 한신ㆍ아와지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전에도 주변에서 악취가 발생했다. 다카하시 마나부(高橋?) 리츠메이칸대 특임교수도 "해구형 지진 전후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불안이 지속되면서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기자회견에서도 화제가 됐다. 가토 관방장관은 14일 "테러 등 인위적 개입 가능성에 대한 정보는 없다"면서 "악취 발생지역과 원인 물질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이와 유지(?岩祐治) 가나가와현 지사는 16일 "인터넷 등에서 지진 전조 아니냐는 불안을 부추기는 소문도 있지만 불확실한 정보에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며 "원인을 특정할 수 있도록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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