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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이어 유승민과 의외의 '케미' ...김종철의 금기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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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이어 유승민과 의외의 '케미' ...김종철의 금기 깨기

입력
2020.10.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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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16일 오전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넉넉한터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듣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16일 오전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넉넉한터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듣고 있다. 뉴스1


진보성 강화를 내세운 김종철 정의당 신임 대표가 보수정당 인사들과 의외의 ‘케미(조화)’를 선보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첫 만남에서 화기애애한 정책 대담을 폈던 김 대표는 유승민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한테선 “용기 있는 제안에 박수를 보낸다”는 공개 찬사를 받았다. 김 대표가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며 그간 진보 진영이 기피하던 이슈까지 공론화하자 진영을 넘어선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을 국민연금으로 통합하자’는 김 대표의 제안을 언급하며 “신선한 제안이 반갑다”며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썼다. 앞서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을 국민연금으로 통합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공평한 노후를 만들자”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을 통합하는 연금개혁에 정치권이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도 전공노, 전교조 눈치는 그만 보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때 저는 여당 원내대표로서 청와대와의 갈등을 무릅쓰고 공무원연금개혁을 단행했다”며 “국민의 세금 부담을 향후 30년간 37조 원, 70년간 333조 원을 절약하는 개혁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연금개혁 어젠다가 ‘실종 상태’라고 우려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권 들어서 연금개혁은 완전히 실종 상태이고 이대로 가면 국민들의 미래는 암담하다”며 “진영을 넘어서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용기있는 제안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또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진정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개혁을 함께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김 대표의 정책 구상이 야권 인사들에게서 호응을 끌어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13일 인사차 예방한 김 대표를 만나 ‘덴마크의 유연안전성 모델’을 언급하며 노동관에 일부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당시 노동법 개정에 관해 토론하던 두 사람은 김 위원장이 “(현재) 노사관계는 기업주와 노동조합만 포괄하지만 (이해관계자) 모두가 같이 참여해 협의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하자, 김 대표가 “좋은 의미로 발전시켜 보면 덴마크 유연안정성 모델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면서 노동시장 유연화도 열어두는 북유럽식 노동정책에 대해 서로가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1930년대 스웨덴식 노동모델로 가면 된다”고 이어받았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낙태죄 폐지’에 대한 김 위원장의 첫 공식 일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 대표가 14주 이하 임신중단만 허용해 퇴행 논란이 일었던 정부의 낙태죄 관련 형법 개정안의 문제를 거듭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처음엔 “출생률 저하”를 거론하다, “헌법재판소의 결정(폐지)이 있으니 전향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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