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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단호히 반대” 이용훈 천주교주교회의 새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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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단호히 반대” 이용훈 천주교주교회의 새 의장

입력
2020.10.16 15:50
수정
2020.10.16 17:20
20면
0 0

“낙태죄 없애면 의료진에 진료거부권이라도 줘야”

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에 선출된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16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에 선출된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16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낙태에 대해 단호히 반대합니다. 반대 운동을 계속 펼쳐 나가겠습니다.”

이용훈(69) 신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의 취임 일성이다.

이 의장은 16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생명 존엄성 수호는 어떤 이유라도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기존 주교단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건강한 생명 문화를 위해 정부는 제도 마련에, 국회는 입법에 각각 힘써 달라고 촉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낙태에 관한 한 ‘전면 반대’가 주교단의 일관된 태도다. 임신 초기 낙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고, 임신 15~24주에도 이유가 있으면 가능하게 하는 형법ㆍ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 회견에 동석한 조규만(65) 신임 부의장은 “언제부터라고 성경이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태아가 생명이라는 사실”이라며 “여성 결정권 이전에 방어 능력 없는 생명을 침범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말했다.

입법 저지가 어렵다면 차선책은 ‘진료 거부권’ 도입의 관철이다. 이 의장은 “낙태 요청을 받았을 때 ‘양심상 생명을 해치는 일에는 협조할 수 없다’는 의사나 간호사, 병원을 형사 처벌하는 건 부당하다”며 “이미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접수돼 있다”고 했다.


16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단. 왼쪽부터 유흥식 서기, 이용훈 의장, 조규만 부의장.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16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단. 왼쪽부터 유흥식 서기, 이용훈 의장, 조규만 부의장.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수원교구장인 이 의장은 12~15일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가을 정기 총회에서 선출됐다. 1951년 경기 화성에서 태어난 그는 79년 3월 사제 품을 받았다. 88년 교황청립 라테라노대 성 알폰소 대학에서 윤리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수원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다. 2003년 5월 주교 품을 받았고, 2009년 5월 수원교구장이 됐다. 2014년 10월부터는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의장 임기는 3년이지만 연임이 가능하다. 전임 두 의장인 김희중ㆍ강우일 주교도 6년씩 재임했다. 이 의장은 임기 중 △소외 계층 지원 △생명 존중 문화 정착 △남북 화해를 위한 계획ㆍ실천 △지구 지키기 운동 등에 매진할 생각이다.

신임 의장단으로는 이 의장, 조 부의장(원주교구장)과 함께 유흥식(69) 대전교구장이 서기로 선임됐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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