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KTX표 1억원 결제 후 환불... "카드혜택 챙기니 쏠쏠합니까?"

입력
2020.10.19 10:30
0 0

KTX 승차권 환불에 수수료 없는 점 '악용'
일부 회원 카드 사용실적 채우기용 '꼼수'
카드사들 "결제 후 혜택 취소 쉽지 않아" 토로

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쉬운 자산이 보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당한 내용의 자료 하나가 공개됐다. 제목은 '최근 4년간 승차권 대량 구매 후 반환한 악성 회원 현황'.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인데, 신용카드 혜택을 노리고 상습적으로 승차권을 구입했다 환불한 회원에게 반환된 금액이 무려 9억원에 달한다는 내용이었다.

42명의 이 '악성 회원'들은 4년간 KTX 승차권을 무려 1만952장 구입해 총 8억7,102만원어치를 환불 받았다. 이 중 30명은 승차권을 다량 발권한 뒤 취소해 1,000만원 이상 금액을 환불 받았다.

A회원은 혼자 1,132장의 승차권을 끊었는데 전량 취소했다. A회원의 환불금액만 1억1,200만원에 달했다. B회원도 770장의 승차권을 구입했다 취소해 6,180만원을 환불 받았다.

KTX는 취소수수료 0원... '얌체족'의 꼼수

이들은 왜 이런 행위를 반복했을까. 유력한 동기는 신용카드 결제금액에 따른 카드사 제휴 할인이다. 한 마디로 '카드실적 채우기' 용도로 KTX 승차권을 이용한 것이다.

카드사들은 보통 신용카드의 전월 사용금액에 따라 제휴사 할인이나 '페이백(현금으로 돌려받는 것)' 혜택 등을 제공한다. 사용금액이 높을수록 할인 혜택도 늘어난다. 가령 전달 50만원을 사용했을 때 3만원의 제휴사 할인혜택을 받는다면, 100만원을 사용했을 경우 할인혜택도 6만원으로 늘어나는 식이다.

악성 회원들은 KTX 승차권을 취소할 때 수수료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항공권과 호텔 등 숙박업소와 달리 KTX는 출발 당일 취소(출발 3시간 전까지)해도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단 주말과 공휴일의 경우 출발 하루 전까지 취소 시 4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이마저도 승차권 구입 후 7일 이내에 환불하면 감면된다. 수억원어치 승차권을 구입 후 전량 환불해도 1원의 손해조차 보지 않을 수 있단 얘기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혜택 취소 안하지만... 카드사 "손실 커"

일단 카드사용 실적만 채우면, 이후 결제를 취소해도 받을 수 있는 혜택에는 변동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꼼수'를 부추겼다. 시중에는 KTX 승차권 구입 시 아예 10% 안팎의 할인혜택을 주는 신용카드도 있다. 이 경우엔 추후 승차권을 취소하면 할인 혜택도 자동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10만원어치 승차권을 구입하면서 10% 신용카드 할인혜택을 받았다고 치자. 결제일에 9만원이 청구될 예정이지만 예매를 취소할 경우 카드사는 통합 할인 한도에서 차감된 1만원을 복구하는 동시에 9만원 결제도 자동 취소된다.

하지만 카드사용 실적을 채우고 다른 제휴사 할인을 사용한 경우 추후 결제를 취소해도 이런 혜택을 회수하기는 어렵다는 게 카드사의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부분 고객이 정상적으로 결제를 한 뒤 피치못할 사정으로 환불하는데, 일부 악용자 때문에 기존에 제공한 혜택을 일괄적으로 거둬 들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도 손해가 크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고객 전체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김교흥 의원도 “타지도 않을 승차권을 사들이는 동안 다른 승객들은 자리를 구하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며 “예매 프로그램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아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