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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 "예민하네" 따돌림… 안다르 성추행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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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피해자에 "예민하네" 따돌림… 안다르 성추행 사건의 전말

입력
2020.10.22 04:30
수정
2020.10.28 13:5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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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강제추행ㆍ호텔 침입?직원에 유죄 판결
안다르, 피해자 분리 않는 등 2차 가해 정황도
보도 예상되자 가처분신청 내 언론 입막음 시도

지난해 9월 24일 오후 한 술집에서 전 안다르 책임매니저 A씨가 피해자 신씨를 껴안으며 강제추행하고 있다. 신씨 제공

지난해 9월 24일 오후 한 술집에서 전 안다르 책임매니저 A씨가 피해자 신씨를 껴안으며 강제추행하고 있다. 신씨 제공

"꿈 속에 자꾸 저를 향해 비웃는 그 사람들이 나와요. 제가 예민한 거라고, 제가 이상한 거라고 하던 그 사람들이요."

15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신모(35)씨는 2시간이 넘는 인터뷰 내내 떨리는 손을 멈추지 못했다. 국내 유명 요가복 브랜드 안다르의 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인 그는 최근까지도 공황장애와 중증 우울증으로 정신과 상담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신씨는 지난해 9월 직장 동료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오히려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뒤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그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대인 공포증과 불안 증세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집 안에서만 지낸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안다르 사내 성추행 사건의 전말은

안다르의 사내 성추행 및 피해자 부당해고 의혹은 올해 1월 피해자 신씨의 폭로를 통해 처음 불거졌다. 당시 신애련 안다르 대표가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피해자 복직을 약속하는 등 사건은 일단락된 것 같았지만, 피해자가 말한 실상은 회사가 밝힌 것과 달리 심각했다. 신씨는 "법원에서 가해자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왔지만 법으로는 단죄하지 못한 사내 따돌림과 갑질 등에 대해선 당사자들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신애련 안다르 대표가 지난 1월 올린 공식 사과문. 안다르 인스타그램 캡처

신애련 안다르 대표가 지난 1월 올린 공식 사과문. 안다르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법원은 안다르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의 가해 당사자인 전 서비스기획팀 소속 책임매니저 A(40)씨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6월 12일과 7월 30일 각각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 위반(강제추행) 및 방실침입 혐의로 약식 기소된 A씨에 벌금 500만원과 100만원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9월 24일 경기 파주시 주점에서 열린 안다르 신사업 TF팀 회식에서 벌어졌다. 매니저 A씨는 계산서를 확인하고 있던 신씨에 다가가 오른팔로 어깨를 감싸 안은 뒤 피해자의 왼쪽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등 강제로 추행했다. 법원은 같은달 27일 A씨가 팀 워크숍 기간 중 제주 서귀포시 모 호텔에서 다른 여직원 오모씨가 갖고 있던 카드키를 이용해 여성 숙소에 들어간 뒤, 피해자가 누워 있던 내실 방문마저 뾰족한 펜으로 강제로 열고 침입한 혐의(방실침입)도 인정했다.

다만 검찰은 회식과 워크숍에 동행했던 오씨, 피해자의 상사였던 신사업TF팀 책임매니저 B씨의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제추행 중 합동범) 및 방실침입교사 혐의에 대해선 지난 6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안다르 내부에선 어떤 일 있었나

신애련 안다르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0 올해의 브랜드 대상'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애련 안다르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0 올해의 브랜드 대상'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 진술을 통해 드러난 안다르의 현실을 보면 이런 사건이 잇따른 것이 결코 우연이라고 볼 수는 없는 대목을 엿볼 수 있다. 신씨는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사내문화, 대표 가족, 직원들의 2차 가해 정황 등을 폭로하며 "안다르는 직장 내 성추행이 발생해도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은커녕 피해자가 억압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씨는 강제추행과 호텔방 침입 사건이 벌어졌던 당시 같은 장소에 있었으며, 오히려 가해자를 감싼 안다르랩 소속 오씨를 2차 가해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오씨는 신애련 안다르 대표의 남편이자 회사의 실질적 경영자로 알려진 오모(34) 이사의 동생(대표의 시누이)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씨는 안다르랩에 입사해 사건 발생 당시 안다르랩 필라테스 운정점 상담실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안다르랩의 대표 또한 신애련 안다르 대표로, 사실상 같은 회사다.

안다르는 지난해 7월 강남점 오픈을 앞두고 필타테스 강사 육성을 위해 강사 교육 전문가로 일하고 있던 신씨를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영입했다. 신씨는 안다르 입사 후 신사업TF팀에 배치된 뒤, 강남점 운영 총괄로 내정된 오씨, 신사업TF팀 책임매니저 B씨, 서비스기획팀 책임매니저 A씨와 함께 필라테스 강사 교육 등 강남점 오픈 준비 작업을 담당했다.

안다르 필라테스 강남점. 안다르 홈페이지 캡처

안다르 필라테스 강남점. 안다르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입사 초기부터 안다르에서의 업무는 신씨가 상상했던 일반적인 회사에서의 그것과 전혀 달랐다. 신애련 대표와 오 이사를 등에 업은 오씨의 '갑질' 때문이었다. 피해자는 "강제추행 및 숙소 침입 사건 이전에도 오씨가 회의 중 신씨의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팔을 깨무는 등 기행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씨는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일주일에 2회 이상 저녁 회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중재해야 하는 팀장 B씨 또한 오씨의 비위를 맞추기만 했다고 한다. 대중교통으로 매일 경기 과천에서 파주까지 편도 2시간 이상 걸려 통근하는 신씨에게 늦은 새벽까지의 회식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신씨는 "저보다 나이가 어렸지만, 회사 대표의 가족이고 사실상 상사라 부당한 요구에 반박을 하지 못하고 웃는 얼굴로 하자는 대로 군말 없이 따랐다"며 "좋은 직장에 들어온 만큼 힘든 일이 있어도 끝까지 버티고 싶었다"고 말했다.

회식 성추행은 의도적 상황극이었다?

지난해 9월 24일 경기 파주의 음식점에서 안다르 전 직원 A씨가 피해자 신씨를 강제추행하고 있다. 신씨 제공

지난해 9월 24일 경기 파주의 음식점에서 안다르 전 직원 A씨가 피해자 신씨를 강제추행하고 있다. 신씨 제공

지난해 9월 24일 회식 자리에서의 강제추행도 오씨의 '상황극' 요구에서 시작됐다는 게 피해자의 주장이다. 신씨에 따르면 이날 오씨는 참석자 나이 순으로 피해자 신씨를 '엄마', 가해자 A씨를 '아빠', 책임매니저 B씨를 '오빠', 자신을 '동생'으로 칭하며 상황극을 할 것을 요구했다. 함께 일을 하려면 실제 가족처럼 허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오씨가 내세운 이유였다. 신씨는 "강제추행도 오씨가 '아빠(A씨)도 엄마(신씨)를 안아줘'라고 지시하면서 벌어졌다"고 했다.

호텔방 침입이 벌어졌던 제주도 워크숍도 "더 놀다 가자"는 오씨의 주장으로 1박2일에서 2박3일로 연장됐다는 것이 피해자 측 주장이다. 오씨는 호텔 수영장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사진을 찍어달라며 신씨에게도 수영복을 챙겨올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신씨는 "TF팀 소속이 아닌 가해자 A씨도 오씨가 먼저 워크숍에 데려가자고 해 동행한 것"이라면서 "당시 오씨는 A씨는 우리와 달리 사비로 가는 것이니, 나머지 3명이서 A씨의 항공료 및 숙박비 등을 나눠 내야한다고 했다. 사실상 대표의 동생이 그리 말하니 따르지 않고는 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A씨가 여성 숙소 카드키를 오씨로부터 습득한 과정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워크숍 첫날이었던 27일 오후 신씨는 저녁 식사 후 남성 객실에서 2차를 하자는 오씨의 제안에 "내키지 않는다"며 홀로 숙소로 돌아왔다. 검찰 불기소 처분서 등에 따르면 오씨를 비롯한 남은 3명은 호텔 수영장에서 파티를 즐긴 뒤 남자 객실로 이동해 2차 회식을 가졌다. 경찰 조사에서 오씨는 회식 중 신씨가 잘 있나 확인해보기 위해 A씨가 여자 객실로 향했으나, 자신이 직접 카드키를 A씨에게 전해줬는지 여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과 요구했더니 "예민하다" 핀잔만

지난해 9월 30일 안다르 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 신모씨와 오모 안다르 이사의 동생 오씨간 대화 녹취록 중 일부. 신씨 제공

지난해 9월 30일 안다르 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 신모씨와 오모 안다르 이사의 동생 오씨간 대화 녹취록 중 일부. 신씨 제공

더 큰 문제는 신씨의 공개 사과 요구 후 이들이 보인 태도였다. 워크숍 복귀 후 첫 출근날이었던 9월 30일 신씨는 가해자 A씨와 오씨, 팀장인 B씨를 불러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신씨에게 돌아온 건 이들의 비웃음과 "예민하다"는 핀잔 섞인 모멸감 주기였다. 오씨는 "(회사) 그만두실 거 아니잖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 4명의 당일 대화 녹취록과 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A씨는 "챙겨주려 한 것뿐인데, (문제 제기를 하니) 내가 더 기분이 나쁘다"라며 "껴안은 게 아니고 어깨를 살짝 잡은 것뿐"이라고 피해자의 사과 요구를 일축했다. 오씨는 "원인 제공은 제가 했다"면서도 "분위기가 재밌게 흘러가고 있었고...(중략)...여자랑 이런 거 떠나서 팀이고 가족이잖아"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팀이고 인간 대 인간이고 정말 아무 감정이 없기 때문에 사심 없이 생각했는데 더 서운하다"고 했다.

호텔 사건 관련해서도 오씨와 A씨는 피해자를 몰아 붙였다. 오씨가 "일반적인 여자라면 (사람이 갑자기 들어왔을 때) '어, 뭐야?' 이렇게 해야지 그냥 누워서 핸드폰하고 있다가 이런 게 (말이 안 된다)"고 하자, A씨는 "제가 (피해자를) 좋아한다거나 술이 취해서 뭔가를 원해서 문을 열었다고 생각하는 거냐"고 묻고 "그게 아니란 건 이제 아시나? 이런 대접 받는 게 기분 나쁘다"고 쏘아붙였다. 오씨는 "문 닫고 안 나오는데 사실 들어가자마자 잠들었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라며 "예민하다"고 했다.

피해자의 상사인 B씨 또한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오히려 나머지 2명 편을 들며 피해자에게 앞으로 해당 사안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B씨는 "서로 이걸로 어떤 식이든 법적이든 문제 안 일으키기로 서로 얘기한 거다"라며 피해자의 동의를 수차례에 걸쳐 구했다.

신씨는 "그날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계속해서 참았다"고 했다. 결국 신씨는 10월 7일 안다르 부사장과 인사팀장에게 호텔방 침입 사건을 보고했으며, 8일 안다르 자문 변호사와 함께 경기 파주경찰서에 A씨를 고소했다. 신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잘못한 사람은 처벌받고, 앞으로 회사 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일주일 동안 가해자와 같은 공간 근무

지난해 10월 14일 안다르 인사팀장이 직장내 성추행 피해자 신씨와 나눈 대화 녹취록 중 일부. 신씨 제공

지난해 10월 14일 안다르 인사팀장이 직장내 성추행 피해자 신씨와 나눈 대화 녹취록 중 일부. 신씨 제공


피해자는 이후의 안다르 측 대처 또한 '비상식적'이었다고 말한다. 신씨는 안다르가 A씨와 피해자의 업무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신씨에 따르면 그는 해고 전 일주일간 A씨로부터 3m 가량 떨어진 자리에서 하루 9시간씩 일했다. 피해자에 따르면 A씨는 화장실을 가거나 사무실을 오갈 때 신씨를 응시하기도 했다. 신씨는 해고 전 일주일간 혼자 점심을 먹거나 업무시간에 늘 혼자 있는 등 사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버티고 버티던 신씨가 결국 무너져 내린 건 해고 통보를 받기 전 마지막 출근 날인 10월 11일 일어났다. 사내에서 '대표'라 불리는 오 이사가 팀 회의 후 점심을 주재하며 A씨를 전화로 불러내 점심 자리에 함께 합류하게 한 것이다.

신씨는 "다들 웃고 있는데, 이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제가 잘못된 건가하는 착각까지 들었다"며 "이 기괴한 상황에 절대 지지 않으려고,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나오는 눈물도 꾹 참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그때 먹던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지금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피해자 해고한 안다르

결국 신씨는 10월 14일 안다르 인사팀장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이 자리에서 인사팀장은 오히려 피해자를 나무라는 취지의 언행을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인사팀장은 "(A씨가) 무죄 판결이 나서 가해자가 돌아오면 어떨 것 같은가" "이렇게까지 됐는데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왜 9월 30일에 저한테 와서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이 사건은 개인 대 개인으로 회사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후 신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1년간 통원 치료를 받으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진정을 넣고, 경찰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안다르 측이 지난 2월 3일 피해자에게 보낸 복직 명령서. 신씨 제공

안다르 측이 지난 2월 3일 피해자에게 보낸 복직 명령서. 신씨 제공

안다르 측은 지난 1월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신애련 대표가 나서 직접 사과하고 신씨에게 복직을 통보했다. 하지만 신씨는 "말뿐인 사과, 말뿐인 복직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사측이 신씨에게 보낸 해고 처분 취소 및 복직 명령서에 따르면 안다르는 "향후로는 회사의 사규 등 제반규정을 성실히 준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시했다. 피해자는 "마치 제가 사규를 어겨서 해고됐다가, 선의로 복직을 시켜준 것처럼 들렸다"고 토로했다.

복직이 무산된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 신씨는 당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던 터라 복직 직후 병가를 요청했으나 인사팀장은 "회사 사규에 병가는 없다"며 병가 사용이 어렵다고 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신씨는 복직을 포기했다.

지난달 안다르 측은 신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인사팀장은 회사를 나갔고, 담당 임원이 새로 왔다. 문제를 바로 잡고 싶고, 신애련 대표가 직접 사과하고 싶어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다르 측이 이처럼 뒤늦게 사건 수습에 나선 데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안다르가 창업자 관련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인사 담당 직원을 교체한 뒤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신씨는 "입사 후 신애련 대표의 얼굴은 한 번도 본 적 없다"면서 "실제로 안다르를 운영하는 오 이사와 여동생 오씨, 팀장 B씨의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 금전적인 보상을 원하지 않는다. 형식적인 사과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당사자들의 사과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취재 소식 듣자 보도금지 가처분 낸 안다르

피해자 신씨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듣기 위해 한국일보는 안다르 측에 4일간 해명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이 없었고, 21일에서야 홍보대행사를 통해 회신을 보내 왔다. 안다르 측은 "피해자에게 이전에 게시한 사과문 등을 통해 충분히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달했다"면서 "피해자 측이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상호간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또 가해자와 피해자의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근무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식사 자리에 초대한 것에 대해서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이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참석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뒤늦은 해명을 내놓는 한편으로, 안다르는 한국일보의 보도를 막기 위해 법원에 보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을 홍보대행사를 통해 전달했다. 안다르는 가처분 신청 소장을 통해 △한국일보는 별지 목록 기재 내용(안다르 관련 내용)을 ‘한국일보’ 등 신문으로 출판, 편집하거나 컴퓨터통신이나 인터넷 등에 게시하여서는 안 되고 △한국일보가 이를 위반할 경우 채권자(안다르)에게 위반행위 1건에 대하여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 결정을 법원에 구했다.

또한 "피해자에게 충분히 사과했다"는 해명과 달리, 안다르는 가처분 신청서에서 당시 직장 회식 등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 등을 '개인적 사건'이라고 평가하며 의미를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다르는 가처분 신청 소장에서 "강제추행 사건은 어디까지나 가해자와 피해자의 지극히 사적인 사건이고 방실침입 사건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일보의 보도 내용은) 사적인 쟁점을 바탕으로 안다르까지 무리하게 결부시켜 안다르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혹은 신씨가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안다르 직장 내 성추행 피해와 2차 가해 일지

안다르 직장 내 성추행 피해와 2차 가해 일지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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