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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부, 시위 진압에 軍 투입 고려... 최악의 '유혈사태'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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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부, 시위 진압에 軍 투입 고려... 최악의 '유혈사태'로 번지나

입력
2020.10.16 15:18
수정
2020.10.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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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조치 발동에도 1만명 시위 이어가?
왕실모독 관련 첫 영장, 강경 대응 지속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가 15일 방콕 라차쁘라송 교차로 일대에서 정부의 비상조치 발령에 항의하는 의미로 휴대폰 불빛을 동시에 치켜들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가 15일 방콕 라차쁘라송 교차로 일대에서 정부의 비상조치 발령에 항의하는 의미로 휴대폰 불빛을 동시에 치켜들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태국의 반(反)정부 시위대가 정부의 긴급조치 발동에도 저항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정부와 시위대의 극한 대치가 지속되자 현지에선 코너에 몰린 군부정권이 ‘군 병력 투입’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총기 사용이 자유로운 군이 시위에 개입할 경우 유혈사태는 시간 문제라는 우려가 높다.

16일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시민 1만여명은 전날에도 오후 4시부터 방콕 도심 내 랏차쁘라송 거리에서 정권 퇴진과 왕실개혁을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비상조치로 체포된 시위대 지도자 아논 남빠 등 석방을 요구한 뒤 오후 10시쯤 자진 해산했다. 체포되지 않은 반정부 활동가 파노퐁 찻놋은 현장에서 “정권이 시민들을 구석으로 몰아 넣고 있지만 우리는 도망가지도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며 “태국 시민들은 16일 밤에 더 많이 모이고 시위도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외쳤다.

태국 정부는 강경 대응 기조를 전혀 거두지 않고 있다. 쁘라윳 찬오차 총리는 이날도 “법에 따라 시위대를 엄중히 체포하고 기소하라”고 정부기관에 명령했다. 이에 태국 형사법원은 전날 집회에서 왕실차량 행렬의 진행을 방해한 혐의(형법 110조)를 받는 활동가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즉각 발부했다. 7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 국면에서 참가자가 왕실 관련, 형사조치를 받은 첫 사례다. 형법 110조는 최소 징역 16년에서 최대 무기징역이 가능한 중형으로, 최고 형량이 15년인 왕실모독죄(형법 112조)보다 처벌 수위가 훨씬 세다.

정부가 그간 엄포만 놨던 왕실모독 관련법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면서 양측간 대치는 더욱 격화할 공산이 커졌다. 여기에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정권은 시위대 진압을 위해 군 투입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유혈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태국 정부 관계자는 이날 “군 병력 투입은 (총리실과 군부 등) 상부에서 최종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정부는 시위대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며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해 선택지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국립개발청 소속의 정치학자 핏짜이 나부껫은 “비상조치 선포는 정부의 무력 사용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라며 “정부의 강경 탄압이 시위대의 분노를 부채질하는 것은 물론 사회 불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 본부도 “태국 정권이 모호하고 극단적인 명령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부당하게 체포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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