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중 유일하게 국내 기업이 여는 ‘더 CJ컵(총상금 975만달러)’ 첫날 김시우(25)가 리더보드 상위권을 선점했다. 한국인 최초 CJ컵 우승에 도전 중인 김시우는 “주말에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우크릭 골프코스(파72ㆍ7,52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김시우는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오른 티럴 해턴(잉글랜드)에 4타 뒤진 공동 9위에 올랐다.
2017년 시작한 이 대회는 매년 국내에서 개최됐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처음으로 해외에서 치러지게 됐다. 개최지 변경으로 국내 선수 출전은 예년에 비해 저조했지만 김시우, 임성재(22) 등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매번 미국 선수가 차지하던 CJ컵 우승컵을 한국인 선수가 들 가능성도 꽤 높게 점쳐졌다. 특히 김시우는 직전 대회인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올라 2020~21시즌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하기도 했다.
김시우는 이날도 11명의 한국인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9위에 오르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톱랭커 로리 매킬로이(31ㆍ북아일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40ㆍ스페인)와 함께 경기를 치른 김시우는 전반에만 버디를 3개 뽑아내며 타수를 줄였다. 후반 에는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파행진을 벌이다가 7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60cm 옆에 붙이며 4번째 버디를 잡았다. 마지막홀인 9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져 막판에 보기 하나를 추가한 게 이날 가장 아쉬운 순간이었다.
김시우는 경기 후 “오늘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며 “마지막 홀에서 아쉽게 끝났지만, 내일도 오늘같이 플레이 한다면 주말에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우승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코스 공략 때 무리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내일이나 주말에도 이대로 플레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PGA투어 통산 18승 보유자 매킬로이는 첫 홀을 보기로 시작해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 기록하며 전반에 1타를 줄인 매킬로이는 후반에도 버디 하나를 추가해 2언더파를 달리다가 7~9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그는 1오버파 73타로 강성훈(33) 안병훈(29)과 공동 37위에 올라있다. 지난 5일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가르시아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해턴은 이글 1개와 버디 7개 등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로 치고 나섰다. 보기를 2개 범하며 타수를 잃었지만 선두를 유지하는 데엔 무리가 없었다. 영국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챔피언십 우승 후 20시간을 날아와 임한 대회였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해턴은 경기 후 “아직 시차가 완전하게 적응되지 않았는지 조금 피곤하다”면서 “오늘 밤 푹 쉬고 내일도 오늘처럼 경기가 풀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임성재(23위)는 6오버파 78타로 부진했다. 지난 8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기록한 PGA투어 진출 이후 최악의 스코어(78타)와 동타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소화하던 김성현(22) 김한별(24) 이재경(21) 이태희(36) 함정우(26)는 PGA투어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김한별은 2오버파 74타로 공동 46위에 올랐고 이태희는 3오버파 공동 55위, 김성현과 이재경은 5오버파로 공동 65위를 기록했다. 함정우는 7타를 잃고 최하위권인 공동 77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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