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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썼는데… WHO "렘데시비르, 사망률 못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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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썼는데… WHO "렘데시비르, 사망률 못낮춘다"

입력
2020.10.16 09:31
수정
2020.10.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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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회복기간 단축 효과" 발표했지만
WHO, 대규모 시험ㆍ연구결과 "효과 없어"
국내서도 600명 코로나 확진 환자에 투여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한 직원이 자사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담긴 약병을 들어보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한 직원이 자사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담긴 약병을 들어보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거의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몇 없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 중에서도 각광 받던 약품이라 코로나19 치료 전망에 또 한 번 타격이 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간) WHO가 코로나19 입원 환자 1만1,2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WHO의 연대 실험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이다. 렘데시비르 외에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로피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도 연구 대상이었다. 하지만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4개 치료제 후보군 모두 사망률 저감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료 검토를 아직 거치지 않았다.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투약 받기도 했고, 비교적 활발하게 사용됐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회복 기간을 단축한다는 지난 4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세계 곳곳에서 부분적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다. 한국에서도 지난 13일까지 62개 병원에서 600명의 환자에게 렘데시비르가 투여됐다고 방역 당국이 밝힌 바 있다. 마땅한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효능이 인정되는 치료제로 쓰인 것이다. 이달 초 EU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을 위해 최대 50만개 공급 계약을 길리어드와 체결하기도 했다.

길리어드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서 “WHO 연대실험은 동료 검토 전에 공개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자료는 렘데시비르 관련 다른 여러 연구보다 강력한 증거와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주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는 미 NIH가 환자 1,062명을 분석한 최종 결과, 입원일수가 15일에서 10일로 약 5일 감소했지만 사망률 변화는 크지 않았다는 내용이 실렸다. WHO는 이번 연구 결과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언급을 피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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