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카카오 입성 때처럼 경쟁만 심해질 것"
대리기사들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타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반대하고 나섰다. 또 다른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가 4년 전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든 이후 기존 시장의 '혁신' 대신 업체간 경쟁만 심해지면서 대리기사들의 근무 환경이 더 악화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한국노총과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플랫폼프리랜서노동자협동조합협의회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타다는 각종 규제의 회피를 통한 불공정 경쟁으로 이윤을 확대해 왔고, (타다 베이직 사업 종료로 인한) 1만명 일자리 상실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며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타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대자본을 등에 업은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진출에 앞서, 대리운전 기사에 대한 노동권과 사회적 보호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법과 제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리기사들은 2016년 '친기사' 서비스를 내세웠던 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대리기사들의 삶은 달라진 것 없다고 지적한다. 15년 경력의 대리기사 김진섭(가명ㆍ65)씨는 "카카오 들어올 때 기존 회사(대리운전 중개업체) 견제가 엄청나서 카카오 프로그램 깔려 있으면 일 안 주고, 프로그램 지울 것을 요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초반에 자기들끼리 경쟁이 붙으면 기사들만 새우등 터진다"며 "나도 카카오 프로그램 깔았다가 배차 제한을 10일 정도 받아서 당시 월 수입이 30% 정도 줄었었다"고 전했다.
이상국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도 "카카오도 처음에는 수수료를 10%로 낮추고 프로그램비와 보험료를 무료로 하겠다고 약속 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며 "수수료는 여전히 20%고 2018년 이후부터는 프로그램비, 보험료 모두 기사들로부터 거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괄본부장은 "타다도 카카오처럼 시장 진출 초기에는 각종 프로모션을 펼치겠지만 결국 시장에 안착한 후에는 매출과 이윤 추구에만 몰두할 것이 자명하다"고 꼬집었다.
타다는 지난 3월, 일명 '타다 금지법(개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렌터카 기반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 사업을 종료했다. 이후 대리운전 사업으로 진로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대리운전 기사를 모집하고, 올해 말부터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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