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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도 전기차 화재 이슈 잇따라... '성장통' 앓는 K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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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도 전기차 화재 이슈 잇따라... '성장통' 앓는 K배터리

입력
2020.10.15 16: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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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EV 이어 GM·BMW·포드도 위험성 제기
유력한 원인으로 배터리 거론… 업계는 '억울'
"분리막 손상 후 진행된 실험 서 불 안 나
?화재 사건 계기로 안전성 기술 성장할 것"

4일 오전 대구 달성군 유가읍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전기차 1대가 전소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4일 오전 대구 달성군 유가읍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전기차 1대가 전소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국내외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에서 잇따라 화재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리콜도 잇따르고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전기차의 안전성 논란에서 배터리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최근 13번의 화재 사고가 신고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EV'에 대해서도 관계당국에선 배터리를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15일 로이터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미국 자동차 업체인 GM의 쉐보레 볼트 전기차 화재 사고 3건에 대해 예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상은 2017~20년 생산된 쉐보레 볼트 7만7,842대다. 이 모델에 사용된 배터리는 모두 LG화학 제품으로, 국내 충북 오창공장과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제조한 배터리셀이다. NHTSA에 접수된 화재 사건 3건은 모두 뒷좌석 밑부분에서 발화돼 내부로 옮겨 붙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NHTSA는 화재 발생 지점에 대해 '배터리 부위'라고 설명했다.

독일 BMW 역시 PHEV 차량에 대해 화재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전 세계 2만6,700대에 대해 리콜에 들어갔다. 해당 모델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시리즈와 3·5·7시리즈, 미니 컨트리맨 등이다. BMW 측은 "배터리 충전 시 화재 위험이 있어 당분간 충전을 하지 말라고 고객들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BMW 전기차와 PHEV차량에는 삼성SDI의 배터리가 주로 쓰인다.

한편 미국 포드는 지난 8월에 올해 6월 이전 판매된 쿠가 PHEV 등 2만7,000여대의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쿠가에선 총 7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미국 정부 당국은 리콜 공지를 통해 배터리 문제를 언급했다. 업계에선 포드 쿠가에 사용된 배터리가 삼성SDI 제품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화재 사건과 관련해 배터리 결함이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자, 배터리 업계는 억울하단 입장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 업체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셀 뿐만 아니라 부품사 및 완성차 업체에서 담당하는 배터리팩, 배터리 모듈(BMS) 등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화재 원인을 배터리셀에만 두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LG화학은 코나EV 화재 사건과 관련해 현대차와 함께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배터리셀의 분리막 손상 조건을 동일하게 설정했지만 불이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미룰 경우 배터리 업계는 당장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전성 문제는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성장통'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논란을 계기로 배터리와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기술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8월 차량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15.9기가와트시(GWh)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4.1GWh, SK이노베이션은 2.7GWh로 각각 4위와 6위에 올랐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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