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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를 꿈꾼다면 내비게이션 대신 지도를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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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를 꿈꾼다면 내비게이션 대신 지도를 펼쳐라

입력
2020.10.15 14:5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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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존과 진화를 이끈 건 길찾기 능력이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의 생존과 진화를 이끈 건 길찾기 능력이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길치’도 어지간해선 헤매지 않는 세상이 됐다. 스마트폰 지도앱에 그려진 GPS표시와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으니 말이다. 낯선 여행지에서도 사람들은 지도를 펼치지 않고, 길을 물어보지 않는다. 길 찾기의 달인이 된 걸까. 아니, 정반대다. 인간은 점점 길을 잃어 가고 있다. 1960년대 성장한 할머니는 4㎞를 걸어가 친구를 만났지만, 할머니의 손자는 고작 100m 거리의 친구집만 오갈 뿐이다. 3세대 만에 행동반경이 30분의 1로 줄어든 건, 탐험가로서의 인간 본능이 쇠퇴하고 있다는 증거다. 책은 인간의 길 찾기 능력을 회복시켜주기 위한 지침서다. 길 찾기는 호모사피엔스가 최후의 승자로 살아 남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식량의 위치와 적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선 떠나야 했고, 또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공간을 기억하고, 주변 풍경을 살피고, 새로운 친구와 소통하며 인간은 진화해나갔다.


길 잃은 사피엔스를 위한 뇌과학ㆍ마이클 본드 지음ㆍ홍경탁 옮김ㆍ어크로스 발행ㆍ372쪽ㆍ1만6,800원

길 잃은 사피엔스를 위한 뇌과학ㆍ마이클 본드 지음ㆍ홍경탁 옮김ㆍ어크로스 발행ㆍ372쪽ㆍ1만6,800원


책은 뇌과학, 인류학 등 분야를 넘나들며 인간의 길 찾기 능력이 두뇌 발달, 생존 능력을 어떻게 강화시키는지, 길을 잃은 사람들이 왜 비상식적으로 행동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어떤 길을 선택할지, 가는 길 주변에 무엇이 있었고, 누구를 만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인간의 서사는 쪼그라들 수 밖에 없다. “인류의 진화를 멈추고 싶지 않다면 내비게이션을 끄고 지도를 보라.” 책의 살벌한 당부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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