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본보와 만난 이동환 수원 영광제일교회 목사는 "시대착오적인 교회법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지난해 퀴어 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교회 재판에 넘겨진 이동환 수원 영광제일교회 목사에게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정직 2년을 선고했다.
기감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15일 경기 용인 온누리큰빛교회에서 선고 공판을 열고 “(이 목사가) 퀴어 축제에 참석해 목사 성의를 착용하고 공개적으로 성소수자 축복식을 진행한 것 자체가 동성애 찬성의 증거”라며 이렇게 판결했다.
이 목사는 지난해 8월 31일 인천 퀴어문화 축제에서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하며 성수소자들에게 꽃잎을 뿌리거나 그들을 위한 축복 기도를 올렸다. 이에 교단 일각에서 이 목사의 행위가 교단 헌법과 어긋난다는 고발이 이뤄졌고, 이 목사를 조사한 경기연회 심사위원회도 그의 행위가 교단 헌법인 ‘교리와 장정’이 범과(犯過ㆍ잘못을 저지름)로 정한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그를 재판에 회부했다.
구형보다는 처벌 수위가 높지 않았다. 지난 공판에서 경기연회 심사위는 연회 재판위에 정직보다 징계 수위가 높은 면직 처분을 이 목사에게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기감 교단은 동성애 찬성이나 동조 행위를 한 교역자에게 정직이나 면직, 최대 출교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출교는 교회에서 추방되는 것이다. 다만 정직 2년은 정직 중 최대 형량이다.
이 목사는 항소할 계획이다. 기감 교단의 재판은 2심제다. 이 목사가 항소하면 교단 총회 재판위원회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 목사와 그의 재판을 지원해 온 ‘성소수자축복기도로재판받는이동환목사대책위원회’ 측은 재판 직후 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나왔다”며 “총회 재판에 항소하고 내년 입법 총회 때 잘못된 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유죄 판결 자체가 비참하고 참담하다. 판결에 불복한다”며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안전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