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공무원 아들 친필편지에 '타이핑 답장'해 논란
"정은경 임명장은 직접 찾아가 주는 정성 보이더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측이 사살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고등학생 아들이 쓴 편지에 '타이핑 편지'로 답장한 것과 관련해 "문 대통령께, 아버지 잃은 어린 학생을 한 번 안아주실 수는 없느냐"고 물음을 던졌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예전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일을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라는 뜻으로 '천붕(天崩)'이라고 불렀다"며 "특히나 성인이 되기 전 부모를 잃은 슬픔과 충격은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을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런 아픔과 고통을 당한 피격 공무원의 고2 아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썼다"며 "누구보다 자식을 아끼는 아버지가 월북할 리 없다며 명명백백히 진상을 밝혀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간절한 호소였는데, 이 눈물의 편지에 대한 대통령의 답장은 너무나 늦었고 형식도 내용도 학생의 마음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고 봤다.
이어 "여기에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은 국민을 더욱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정상간 외교 친서도 타이핑 쳐서 보낸다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강변하는 청와대 관계자의 모습은 인간에 대한 예의도, 유족에 대한 위로나 아픔에 대한 공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함 그 자체였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그냥 대통령께서 전화 한 통 하셔서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밝히겠다, 아빠를 죽인 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위로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것이 그렇게도 어려웠나보다"라면서 "아니면 농사지으러 양산 가시는 길에 들러 꼬옥 한 번 안아주시면 좋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쁜 사람 부를 수 없다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는 직접 찾아가 임명장을 주셨던 그 정성을, 왜 아비 잃은 어린 국민에겐 보여주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돌아가신 분을 살릴 수는 없지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낼 수는 있고, 이것을 북한에게 강조하고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님 잃은 고통을 온전히 치유할 수는 없어도, 대통령께서 위로와 공감과 책임자 처벌 의지를 보이시는 것만으로도 그 학생은 다시 일어설 힘을 낼 것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며 "고통받는 어린 국민도 감싸지 못 하는 어깨가 5,000만 국민과 7,000만 겨레의 운명을 짊어질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통령이기 이전에 '사람이 먼저다'인 인권변호사로서, 자식을 둔 아버지의 심정으로, 그리고 힘들더라도 대통령직이 갖는 무한 책임을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부모 잃은 그 어린 학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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