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회사 인사담당자로 가장해 탑차 비용 부풀려 520억여 원 가로챈 혐의
대기업 택배기사로 취업시켜주겠다며 구직자에게 개조비용을 부풀린 탑차를 구입하게 해 1,894명으로부터 523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14일 서울동부지검 환경·보건범죄전담부(부장 하담미)는 택배기사를 희망하는 서민들을 상대로 안정적인 대기업 소속 택배기사 취업알선을 빙자해 탑차 개조비용을 부풀린 화물차를 구입하게 한 물류회사 대표 등 2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2018년 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대기업 택배회사 인사담당자로 가장해 인터넷 구인ㆍ구직사이트에 택배 기사를 모집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이들은 구직자들에게 고수익이 보장되는 대기업 소속 택배기사로 취업하려면 냉동 탑차로 개조한 화물차가 필요하다고 속이고 캐피탈 회사에서 화물차를 할부 또는 리스로 방식(장기 임차)으로 구입하게 했다.
취업시켜준다는 말에 속은 피해자들은 2,800만원에 냉동 탑차를 샀다. 여기엔 개조비용 1,200만원이 포함돼 있는데, 검찰 조사 결과 개조비용이 통상의 비용보다 600만원 부풀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개조업체는 사전에 공모한 대로 부풀려 받은 600만원을 물류회사에 분배해줬고, 물류업체는 이런 방식으로 1,894명에게서 523억원을 가로챘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중엔 경제적으로 어려운 장애인, 외국인, 여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은 피고인들의 말에 속아 할부계약을 체결했으나 결국 취업도 되지 않아 고액의 할부대금 채무만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30대 여성 피해자는 지난 5월 억울함을 호소하는 편지와 트럭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당 사건은 피해자 1명이 송파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증거가 부족하다며 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이후 검찰의 관련 회사 압수수색 등 보완수사를 거치면서 수백억대 사기 사건의 전모가 새로 드러났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