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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던 국산 밀, 반등 계기 잡았다… '신의 한 수' 된 정부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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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던 국산 밀, 반등 계기 잡았다… '신의 한 수' 된 정부 컨설팅

입력
2020.10.15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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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국산 밀 생산단지 대상 교육ㆍ컨설팅 실시
재배면적 최대 120% 증가, 생산비는 33% 감소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수급 불균형으로 위축됐던 국산 밀 산업에 순풍이 불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교육ㆍ컨설팅 사업에 힘입어 국산 밀 생산단지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고, 이에 따라 내년도 재배 면적까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지게 됐다. 새 판매처를 확보하는 성과도 냈다. 정부는 조만간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국산 밀 산업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생산비용 줄고, 재배면적 늘었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처음 국산 밀 생산단지 27곳을 대상으로 교육ㆍ컨설팅 사업을 실시했다. 고품질의 밀 생산ㆍ유통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현장 전문가들이 직접 품질관리, 유통, 경영에 조언을 건넨 것이다. 이에 토양ㆍ기후 등 재배 환경과 품종 등 재배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재배안내서가 지원됐고, 유통 및 판로 확대 방안에 대한 교육도 공유됐다.

효과는 확실했다. 먼저 상당수 농장에서 생산 비용이 급감했다. 전남 해남군 흑석산영농조합법인의 생산비는 지난해 10아르(aㆍ1a=100㎡)당 30만원에서 올해 20만원으로 33%나 절감됐다. 가온누리영농조합법인 생산비 역시 10a당 30만원에서 21만원으로 줄었다. 정읍명품귀리사업단은 10a당 25만원에서 20만원으로 5만원을 절약했는데, 공동 구매와 공동 작업으로 비료값과 작업비를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 향상은 재배면적 확대로 이어졌다. 10a당 23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생산비를 낮춘 샘골농업협동조합은 재배면적을 올해 90헥타르(㏊ㆍ1㏊=1만㎡)에서 내년 200㏊로 122.2% 늘리기로 했다. 정읍명품귀리사업단도 지난해 120㏊였던 밀 재배 면적을 올해 130㏊에 이어 내년 150㏊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농영농조합법인도 올해 대비 33.3% 더 넓은 면적에 밀을 재배하기로 했다.

유통망도 새롭게 발굴했다. 충남 부여군 꿈에영농조합법인은 지난 7월 천안밀영농조합법인과 업무협약(MOU)을 체결, 올해 천안 지역 호두과자업체에 국산 밀 100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샘골농업협동조합은 기존 거래처였던 생협, 우리밀농협과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등 보다 안정적인 유통망을 갖추는 성과를 냈다.


"국산 밀 산업, 반등 계기 마련"

이번 컨설팅 사업을 벌이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밀 생산업은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였다. 2000년 919㏊에 불과했던 국내 밀 재배면적은 2011년 1만3,044㏊까지 늘었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했다. 2016년(1만440㏊) 이후에는 지난해(3,736㏊)까지 매년 쪼그라들다가 올해 5,224㏊로 소폭 반등한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국산 밀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따라 주지 못해 재고가 쌓여 재배면적이 감소해 왔다"며 "정부가 지난해 밀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밀을 육성하겠다는 신호를 주면서 올해 재배 면적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산 밀을 키워 낼 계획이다. 먼저 올해 2월 시행된 '밀산업 육성법'을 통해 밀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 지원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해당 법령에 따라 '제1차 밀산업 육성 기본계획(2021~2025년)'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국산 밀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밀 생산 농가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준규 국산밀산업협회 상임이사는 "정부가 국산 밀의 경제적 타당성을 현장에서 점검하고 끌어올리려는 시도 자체가 의미가 있다"면서 "보다 장기적인 뒷받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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