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주의보 작년엔 11월 중순... 보통 12월에 발령
접종 2주 후 항체 생겨 11월 초 맞아도 문제 안돼
전문가들 "수급 곧 정상화…조바심 낼 필요 없다"
“9월에 아이 1차 독감 백신 접종하고 오늘 2차 접종 하려고 했는데 동네 소아청소년과의원 8곳에 전화해도 모두 무료 백신이 소진됐다고 합니다. 유료 백신이라도 맞춰야 할까요."
일선 소아청소년과 병ㆍ의원에서 12세 이아 유아ㆍ어린이용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백신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자칫 접종 시기를 놓칠까 우려하는 부모들의 공포감이 확대되고 있다. 14일 자녀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서둘러 유료 백신이라도 맞춰야하는지를 문의하는 부모들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러한 부모들의 걱정에 대해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은 10월 말까지만 맞으면 된다"라며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독감 백신은 보통 맞은 지 2주 후 항체가 형성되는데, 예년의 독감 유행 상황(지난해 독감주의보는 11월 15일 발령)에 비춰보면 10월 말에 맞아도 유행 전 충분히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독감주의보는 지난해와 2018년을 제외하면 주로 12월이 되어서야 발령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더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 독감주의보가 조금 빨리 내려졌던 것으로, 11월에 주의보가 발령된 때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2회 접종이 필요한 영유아 외에는 11월에 맞아도 된다”고 말했다.
어린이용 무료백신을 구하기 힘들어진 상황은 정부가 9월 초부터 일찌감치 무료 독감 접종을 시작했고, 백신 상온 노출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백신 부족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탓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예년보다 열흘 정도 앞당겨 독감 접종을 시작한 것은 올해 무료 접종 대상자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13~18세 이하 청소년과 62~64세 이하 노인이 무료 접종 지원을 받게 되면서 병원에 접종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년보다 일찍 접종을 시작했다.
정부는 상온 노출 백신, 백색 입자가 검출된 백신 등 국민이 불안해 할 수 있는 백신을 1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 정도 수거했지만, 그럼에도 예년보다 467만 도즈가 더 공급된 상황이다. 소아청소년과 의원 등에 일시적인 수급 문제가 발생한 상태지만 무료 접종 대상자용 백신이 모자라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많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백신을 검사하고 출하되는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일어나 일시적으로 백신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료 접종 대상자가 맞지 못할 상황은 없을 테니 너무 조바심 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6개월~12세 이하 어린이 대상 백신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예비 물량 34만 도즈를 16일까지 전국 병의원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다음주에는 어린이 무료 접종도 어느 정도 재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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