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할인 판매 집중
한국도 SSG닷컴 시작으로 이커머스 대형 행사
"재고 확보하라" 물량 쟁탈전 치열
매년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목요일)을 기점으로 진행되는 미국 최대 쇼핑 행사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유통 매장들에선 진풍경이 펼쳐진다. 전날 매장 밖에서 야영하며 밤새 대기하는 사람들, 개장과 함께 상품 매대로 달려가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몸싸움 대신 '클릭 전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유통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 장사보다 온라인 행사에 집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주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대형 할인 행사가 예상된다. 연말 성수기를 노리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프로모션 참여 상품을 늘리려는 물량 확보전 역시 뜨겁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 11번가, 이베이코리아, 롯데온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10~11월 대규모 할인 행사에 돌입한다. SSG닷컴이 이날부터 식품, 패션 등 25종 상품을 최대 80% 할인하며 신호탄을 쐈다. 경쟁사들도 막판 할인율 조정 작업에 착수하며 행사 개시 준비에 한창이다.
SSG닷컴은 14~18일 '쓱더블랙' 대형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추가 할인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쓱더블랙 기간에는 호주산 냉장 안심 스테이크, 냉동 생새우 등 식품을 비롯해 '무스너클 패딩' '막스마라 코트' '톰브라운 트렌치코트' 등 명품 패션 상품과 화장품, 운동화, 가전 등이 할인 대상이다. 여기에 매일 오전 9시 선착순 3만명에게 5~7% 추가 할인쿠폰을 지급하며, 매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는 모든 카테고리에 10% 할인이 적용된다.
SSG닷컴이 10월 중순부터 대형 행사에 돌입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에 집중될 연말 쇼핑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 기업들이 할인 기간을 늘리고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기며 영업 전략에 변화를 주는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최대 건축자재 유통업체 홈디포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추던 할인 이벤트를 11월 초~12월 연장 운영하기로 했으며, 대형 유통사 월마트, 콜스, 타깃은 추수감사절 당일 매장 문을 닫고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기로 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는 11월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전체 유통산업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1~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나, 온라인 매출은 25~36%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롯데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이달 23일부터 행사에 들어간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등 7개 계열사가 총출동해 명품, 가전, 패션 상품을 대폭 할인 판매한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행사는 11월 1일 시작된다. 쿠팡은 10월 마지막 2주 동안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올해 코로나19 탓에 부진했던 오프라인 쇼핑 수요가 10~11월 온라인에 대거 반영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11번가 관계자는 "11월 전체를 행사 달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11월 행사 하루 매출이 1,460억원으로 신기록을 세웠는데,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업체들이 대거 참전하면서 물량 전쟁도 치열하다. 11번가 관계자는 "행사 참여 브랜드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준비를 연초부터 시작했다"며 "제조사들은 각 이커머스 내 매출 등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채널별 물량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베이 관계자는 "행사 규모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이커머스 업체들 모두 엄청 크다"며 "다들 영업력을 최대한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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