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이 최대 감염 수치 뛰어 넘어
의료기관 부족한 중서부 확산 더 우려
"방역지침 안 지키면 사망자 폭증할 것"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재확산하면서 ‘가을철 재유행’이 본격화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체 50개 주(州)의 80%에 달하는 40곳에서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 환자 수가 전주보다 증가했다. 병실 부족 문제도 다시 불거져 사망 폭증으로 이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20개 주 이상에서 7일 평균 신규 감염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날 또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특히 인디애나 미네소타 노스다코타 오하이오 등 북부ㆍ중서부 지역이 큰 타격을 입었다. 미 베일러의대 국립열대의학대학원의 피터 호테즈 원장은 CNN방송에서 “지난달 초 하루 확진자가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약 3만~3만5,000명까지 내려갔지만, 지금은 5만명으로 다시 올라왔다”면서 “모두가 근심했던 가을ㆍ겨울의 (코로나19) 급증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곧 급증세가 미 전역으로 퍼져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봄철에 이은 의료기관 마비 사태다. 중서부 지역에는 의료기관이 충분하지 않아 걱정이 더 크다. 오하이오와 펜실베니아를 포함한 10여개 주에서도 입원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최근 사상 최다 코로나19 감염ㆍ입원ㆍ사망을 기록한 위스콘신주는 부족한 병상 보완을 위해 이번 주 야전병원도 설립하기로 했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숨질 확률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조지워싱턴대 공중보건 교수 리애나 웬은 “병원이 다시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환자뿐 아니라 심장병, 뇌졸중, 자동차 사고 등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까지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21만명을 넘었고, 이미 내년 2월 1일까지 39만4,000명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됐다.
WP는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체념과 운명론적 생각이 미국민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손 씻기라도 잘 준수하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대중들의 비관적 인식 탓에 기본 방역 수칙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하버드대 감염병 연구원인 윌리엄 하니지도 “(방역 지침 준수는) 빨리 하면 빨리 할수록 좋다. 점점 늦어지면 바이러스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해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존스홉킨스대는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ㆍ사망자 수를 각각 781만7,863명, 21만5,355명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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