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주방용품제조업체 자연공간
LED살균기 경험 살려 공기 방역기 개발
KTR시험 결과 1시간 만에 99.9% 사멸
대구경북 지역 한 주방용품 제작업체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비말과 그 속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거의 완벽하게 사멸시키는 방역기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공기청정기처럼 실내에 두고 가동하면 1시간 만에 바이러스를 99.9% 제거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커피숍이나 식당 등에서 공기를 통한 집단감염을 막을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김응초(47) 자연공간 대표는 “자외선C와 플라즈마 발생 장치를 결합, 공기 중 코로나바이러스를 제거하는 ‘UVC플라즈마 방역기’를 개발했다”며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 의뢰해 시험한 결과 83㎡정도의 실내에 방역기를 놓고 가동한 결과 1시간 만에 코로나바이러스가 99.9% 사멸했다”고 밝혔다.
자연공간이 개발한 UVC플라즈마 방역기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방역기 등에 쓰이는 자외선에다 플라즈마 발생장치로 만들어 낸 살균력 강한 활성산소인 ‘프리 라디칼(free radical)’을 더해 방역효과를 배가시킨 것이 특징이다.
작동 원리는 일반 공기청정기와 비슷하다. 팬으로 실내 공기를 빨아들인 공기에 퍼져 있는 바이러스가 1단계로 자외선 발생기를 통과하면서 대부분 사멸된다. 자외선은 식기 등 위생용품이나 의료기 살균에 널리 쓰인다. 자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강한 자외선C를 이용하는 게 특징이다. 이어 자외선을 쬔 공기는 다시 플라즈마발생기를 거치면서 일부 살아남은 바이러스까지 거의 완벽하게 제거된다.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제 4의 물질의 한 형태로, 플라즈마 생성 과정에서 나온 프리 라디칼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다.
자연공간은 정직원이 10명도 채 되지 않은 작은 주방용품 제작업체다. 15년 전 출시한 청색LED 주방살균기 개발 경험을 살려 공기 방역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LED살균기 개발 당시 열 소독기와 결합한 콤팩트 제품으로 ‘히트’를 쳤다. 관련 특허도 10개가 넘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방역 전문업체로 변신했다.
김 대표는 올 들어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자 효율적이고 안전한 바이러스 제거장치 개발에 착수, 지난 6월 UVC플라즈마 방역기를 내놓았다. 이어 지난달에는 KTR로부터 성능을 공인받았다. 김 대표는 “대장균이나 과거 사스바이러스 제거장치는 인증비용이 40만원도 안 들었는데, 이번 방역기는 4,500만원 이상 들 정도로 혹독한 성능 인증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개발 착수 때만 해도 무모한 발상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과정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공기전파 차단’ 자체가 도박에 가까웠다. 그러나 실내 콘서트장, 경로당 등 고위험시설 안성맞춤 방역기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8월 초 대구서 열린 콘서에는 5,000여명이 참석했지만, 이 행사를 통한 확진자는 1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 방역기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관련 정부기관에서 먼저 세계특허 출원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며 “국내시장을 개척한 뒤 세계시장에 진출, 코로나 팬데믹 종식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또 "UVC플라즈마 방역기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일반 세균과 악취를 내는 물질도 제거하기 때문에 지하 식당이나 클럽 등에서 유용할 것"이라며 "가격도 저렴해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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