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아이폰12가 모습을 드러내기 전 팬들의 이목을 먼저 사로잡은 것은 작은 달항아리 백자를 닮은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 미니'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집을 위한 제품을 디자인할 때 쉬운 사용, 직관적인 연결, 개인정보 보호를 염두에 둔다"며 "이 원칙들을 적용해 만든 기기가 홈팟미니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2018년 첫 출시 이후 둥근 원통형 디자인을 고수해오던 홈팟은 이번에 3.1인치 크기의 뚱뚱한 원형 디자인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상단의 터치패드는 애플의 AI 비서 '시리'를 부르거나 손으로 건드리면 밝게 빛난다. 색상은 화이트와 스페이스그레이 두 가지다. 밥 보처 애플 부사장은 "여러분의 집에 완벽히 어울리도록 작고 우아하게 디자인됐다"고 소개했다.
홈팟 미니는 두 가지에 초점을 뒀다. 첫 번째는 스피커로서의 성능이다. 홈팟 미니에는 애플의 S5 칩이 내장됐는데, 이는 작은 기기에서도 풍성한 소리가 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구동해준다. 애플은 이를 '컴퓨테이셔널 오디오'라고 부르는데, 음악을 틀면 첫 음이 재생되기도 전에 음악의 특징을 자체 분석해 음량을 최적화하고 음폭을 조절해 음악에 최적화된 소리를 내준다. 애플 측은 "두 대를 놓으면 자동으로 스테레오 기기처럼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AI 비서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도록 시리와의 연동을 최적화한 점도 눈에 띈다. 시리를 이용해 아이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일정을 확인하고, 전화를 하거나 '내 아이폰 찾기' 등을 할 수 있다. 시리는 여러 명의 목소리를 구분해낼 수 있기 때문에, 가족들이 함께 시리를 사용하더라도 각자의 개인적인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스마트홈 기능도 개선됐다. 시리를 활용해 보일러 온도를 낮추거나 문을 잠그고, 조명 밝기를 조절하는 등의 작업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해낼 수 있다. '인터컴'이라는 기능을 활용하면 다른 방에 있는 가족에게 홈팟 미니로 대화를 전달할 수 있고, 이는 아이폰과 카플레이 등과도 연동된다.
애플이 자랑하는 프라이버시와 보안 문제도 신경을 썼다. 보처 부사장은 "시리를 활성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고 받는 어떤 말도 집 밖으로 전송되지 않고, 음성을 저장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며 "홈팟 미니로 주고 받는 모든 대화는 강력하게 암호화된다"고 강조했다.
홈팟 미니 가격은 99달러이며, 미국에서는 내달 6일부터 주문할 수 있다. 전작인 홈팟이 국내에서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홈팟 미니도 국내에서 정식 출시될지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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