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임시 이사회에서 결정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에 오른다.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난다. 현대차그룹이 정주영, 정몽구 회장에 이어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무난하게 안건이 통과할 것으로 보고 이날 그룹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의 승진은 부친인 정몽구 회장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병원에 입원중인 정 회장은 최근 가족모임을 갖고 정 수석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맡으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1970년생인 정 수석 부회장은 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현대모비스 부사장,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현대차 부회장을 맡았다. 2018년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아버지를 대신해 회사를 진두지휘하며 총괄 운영해왔다. 지난해에는 사상 첫 매출 100조원 돌파와 함께 ’V’자 회복 원년으로 만들었다는 평을 받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닥친 올해는 안정적인 생산관리와 공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펼치며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피해를 최소화한 브랜드로 만들었다.
정 수석 부회장의 승진으로 정몽구 체제는 20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정 회장은 2000년 9월 그룹 회장으로 부임한 후, 고집스런 품질 개선을 추구하며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5위 완성차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내수 의존에서 벗어나 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체코ㆍ브라질 등 9개국에 17개 생산시설을 조성한 끝에 2015년에는 801만대를 생산하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그러나 건강 문제 등으로 2016년 12월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올해 대장게실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번 승진을 정 회장의 입원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자칫 발생할 수 있는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전기차 코나 화재사태, 신형 카니발ㆍ쏘렌토ㆍ싼타페 등 리콜조치 등 잇따라 품질불량 문제가 터지면서 보다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그룹에서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차의 대표주자인 코나EV가 화재논란에 휘말리면서 현대차그룹의 국제적 신뢰도마저 흔들리고 있다”며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책임경영을 강화하며 돌파하겠다는 의도가 담기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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