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2개월 만에 서울고검 출석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피의자 중 한 명인 한동훈 검사장을 압수수색하던 도중 몸싸움을 해 '검사 육탄전' 논란을 야기했던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가 지난달 서울고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법조계와 국회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지난달 말 추석 연휴 이전, 정 차장검사를 불러 조사했다. 한 검사장이 지난 7월 정 차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소장과, 진정 형태의 감찰 요청서를 낸 지 두 달 만이다.
정 차장검사에 대한 소환 사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광주고·지검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됐다. 여환섭 광주지검장은 "정 차장검사가 병원(치료)와 개인 사유를 이유로 80일 넘게 소환에 불응했다"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감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여 지검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감찰에 잘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차장검사를 조사한 서울고검은 형사 처벌 또는 징계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쟁점은 독직폭행 혐의의 성립 여부다. 형법은 검사나 경찰 등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해 피의자 등을 폭행하거나 가혹 행위를 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정 차장검사의 고의성 유무에 따라 검찰의 판단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관계를 보면 정 차장검사가 문제의 사건 당일인 지난 8월 29일, 한 검사장에게 먼저 물리력을 행사한 것만큼은 부인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단순 실수나 오해였다고 항변할 경우,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앞서 정 차장검사는 지난 8월 말 단행된 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 전까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하며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담당했다. 당초 의혹이 제기된 한 검사장과 이동재(구속기소) 전 채널A 기자의 공모관계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인사를 통해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해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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