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중 사망한 故권대희씨 어머니 영상 소개
추미애 "해당 의료진 불기소한 검사 감찰" 밝혀
성형수술을 받다 2016년 사망한 권대희(당시 25세)씨의 어머니 이나금씨가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호소편지를 보냈다. 국회 영상회의록
검사는 왜 약자의 눈물은 닦아주지 않고 의사의 눈물만 닦아주는지. 너무나 서럽습니다, 장관님.
고(故) 권대희씨의 어머니 이나금씨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의혹 등으로 정쟁의 장이 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 감사장에서 또 다른 '어머니의 호소'가 울려펴졌다. 2016년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다 과다출혈로 숨진 고(故) 권대희(당시 25세)씨의 어머니 이나금(60)씨가 그 주인공이다.
열린민주당 원내대표 김진애 의원은 12일 법사위 국감에서 "의료사고로 숨진 권씨의 어머니가 법무부 장관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라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이씨는 "힘없는 약자는 자식이 죽어도 검사가 진실을 덮으면 덮어져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씨의 죽음 이후 검찰은 해당 의료진 일부에게 업무상 과실치사만 적용, 상대적으로 처벌이 무거운 '의료법 위반' 혐의는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했다.
이씨를 비롯한 유족은 이에 담당 검사가 의사 측 변호사와 친분이 있었다며 서울고등법원에 재정 신청을 냈고, 8일 법원은 이를 일부 인용했다. 성형외과 원장 등 3인을 무면허 의료 행위에 따른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다.
"검사 1인 잘못 시정하려면 20만 명 필요한가"
이나금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는 유족이 아들의 죽음 이후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국회에 보내는 편지 등을 통해 '수술실 폐쇄회로(CC) TV 설치 의무화'를 주장하면서 끊임없이 여론의 관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이씨는 이날 영상 편지에서 "언론에서 그렇게 (검사ㆍ의료진 변호사 간) 유착 관계를 문제제기 해도 검찰은 아무런 해명도 없고 감찰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4만명 이상(으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검사 한 명의 잘못을 시정하는데 20만 명을 채워야 답을 들을 수 있는가"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 의원은 "한 사람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이런 식으로까지 해야 하나"라며 검찰의 '기소편의주의'로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을 향해 당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사의 감찰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추 장관은 이에 "계획이 없었다"면서도 "국감장에서 문제 제기가 됐기 때문에 (해당 검사의) 감찰 사유가 충분하다. 살펴보겠다"라고 답했다.
김진애 "이 세상 모든 애미들과 함께…"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정부법무공단, 이민정책연구원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씨가 추 장관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소개한 김 의원은 이로 인해 지지자들 사이에서 '김진애미(어머니의 낮춤말 에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국감장에서 이씨의 편지를 띄우기에 앞서 "약자와 소외된 부분들에 대해 얘기해도 시원치 않은데 이렇게 법사위가 쳇바퀴 돌 듯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런 표현을 쓴다고 뭐라고 할지 모르지만 '극혐(극히 혐오스럽다)'이라는 말이 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김 의원은 또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새로운 별명을 밝히며 "영광이다. 에미가 아니라 애미지만, 뜻은 전달된다"고 했다. 이어 "이 세상의 모든 애미들과 함께 어머니의 마음을 다시 새겨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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