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주 부지사 부인 페터먼?
트위터에 관련 영상 올리자 136만 조회수
"지금 우리는 너무나 크게 분열돼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존 페터먼 부지사의 아내 지젤 바헤투 페터먼(38)이 마트에 들렀다가 백인 여성으로부터 난데없는 인종차별 욕설을 들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페터먼 여사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자동차까지 따라와 욕설하는 여성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올렸다. 그는 "이 나라를 정말 사랑하지만 지금 우리는 너무나 크게 분열돼 있다"며 "식료품점에서 이 여성으로부터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반복적으로 들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런 행동과 증오감은 학습된 것이다"라며 "이 여성을 안다면, 이 여성이 당신의 이웃이나 친척이라면, 그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밝혔다. 이 게시물은 13일 오후 현재 136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페터먼 여사는 미 CNN 등과 인터뷰에서도 당시 상황을 상세히 묘사했다. 그는 일요일 오후 급하게 마트를 방문했고, 당시 자신을 경호하던 주 경찰관도 동행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키위 세 상자를 들고 계산대 앞에 줄을 선 자신에게 한 백인 여성이 다가와 "오, 페터먼과 결혼한 'n-word(흑인을 비하하는 속어)'가 있네"라고 모욕을 줬다는 것이다.
브라질 태생인 페터먼 여사는 8세 때 모친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한 불법체류자였으나 2004년 영주권을, 2009년 미 시민권을 각각 획득했다.
그는 그동안 온라인과 이메일로 숱한 증오 공격의 목표가 됐지만, 면전에서 인종차별 모욕을 당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를 향해 수없이 많은 증오가 퍼부어졌고 나도 거기에 익숙해졌다"면서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내 얼굴에 대고 그런 적은 없었다. 누구라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미 정치인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톰 울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부지사 부인을 향한 인종적인 위협과 증오는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밥 케이시 상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아이들에게 다정함·사회적 수용·포섭과 언제 어디에서건 증오를 규탄하도록 가르치는 건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메리 게이 스캔론 하원의원도 "증오행위는 이곳에 있을 자리가 없다"고 가세했다.
미 대선을 3주 앞둔 시점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대선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유력 정치인 가족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승리한 곳으로, 이번에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앞서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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