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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로비스트, 마사회 이권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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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옵티머스 로비스트, 마사회 이권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입력
2020.10.13 20:22
수정
2020.10.14 10:4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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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핵심 관계자들, '로비스트 3명 존재' 진술
기모씨, 충남 금산 화상경마장 사업 시행사 대표 맡아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 신모씨도 거론... "모두 거짓말"

옵티머스자산운용 로비 의혹을 두고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강남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서재훈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로비 의혹을 두고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강남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서재훈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이 정ㆍ관계 로비 창구를 통해 마사회 이권 사업에도 직접 뛰어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옵티머스 안팎에서는 이 과정에서 정치권 로비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옵티머스의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로비스트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불법 로비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13일 법조계와 복수의 옵티머스 관계자 등에 따르면, 검찰은 김재현(50ㆍ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의 공범인 윤석호(43) 이사와 이동열(45) 이사(2대 주주), 유현권(39) 스킨앤스킨 고문 등 3명으로부터 여러 명의 로비 창구가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현재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 3명은 모두 옵티머스 사태의 ‘키맨’(핵심 인물)으로 통한다. 유 고문 등이 거론한 로비스트는 기모씨와 신모씨, 김모씨 등 3명이다. 앞서 ‘금융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정영제(57ㆍ잠적)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 외에도 다수의 로비 창구를 검찰이 확인한 셈이다.

이 가운데 기씨는 2018년 말부터 지난해 중순까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한국마사회의 충남 금산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및 레저테마파크 사업과 관련, 시행사 M사의 대표로 소개된 인물이다. M사는 사실상 화상경매장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법인 등기에서 이름을 찾을 순 없었지만, 기씨는 대외적으로 ‘대표이사’ 직함을 달고 각종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사업 홍보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기씨의 사업파트너 격이었던 옵티머스는 애초 920억원 상당을 투자한다고 했지만, 이 사업은 지난해 6월 군의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부결되며 무산됐다. 사업에 반대했던 지역 관계자는 “화상경마장 자체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지만, M사와 옵티머스가 사업을 제대로 완수하기에는 자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금산군 지역 사회에서는 무리한 사업 강행을 두고 ‘정치권 유착설’이 파다했다고 한다. 내막을 잘 아는 다른 지역 인사는 “기씨는 브로커가 아니겠느냐는 추측만 있었을 뿐, 정체가 불분명했다. 여권 유력 정치인의 이름을 팔며 친분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옵티머스 관계자들도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주변에 마사회 사업 등을 언급하며 ‘크게 번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주체인 마사회 역시 지난해 옵티머스에 사내근로복지기금 20억을 투자한 것과 관련, ‘검증을 소홀히 한 부실 투자’라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검찰은 또 다른 로비스트로 의심되는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 신씨에 대해서도 상당히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옵티머스 투자금이 흘러 들어간 성지건설 횡령 사건을 두고 신씨는 “옵티머스로 번지는 걸 내가 막았다”고 주변에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인 트러스트올이 4억원 상당의 롤스로이스 렌털비와 강남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 등을 내 주며 관리했던 인물이라는 소문도 있다.

특히 옵티머스 내부에선 ‘법원 인맥이 두터운 신씨가 향후 옵티머스 재판 상황을 봐줄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로비스트 김씨의 경우, 신씨처럼 연예업계 출신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사태를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김씨는 신씨 지시를 받아 활동했던 인물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기씨나 신씨 등이 정ㆍ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실제로 불법 금품 로비 등을 펼쳤는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들에 대한 주변 인사들의 전언도 “기씨가 이름을 팔고 다녔던 정치인과 정말로 가까운 관계인지는 의구심이 든다” “신씨가 대단한 로비를 할 만한 역량이 있는 인물은 아니라고 들었다” 등이 대다수다. 애초부터 과장된 진술이었다거나, 이른바 ‘배달 사고’(금품을 전달하지 않고 본인이 챙기는 것)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로비 관련) 의혹들은 모두 짚고 넘어가고, 진위 여부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신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 로비스트 의혹은 김재현의 거짓말이다. 검찰이 부르면 출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준기 기자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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