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적으로 활화산 지대로 분류
가능성 있지만 시기는 예측 못해??
화산활동?마그마 존재 등 연구 착수
“한라산은 휴화산일까요, 아니면 활화산일까?” 정답은 활화산이다. 그렇다면 “한라산은 다시 화산 폭발할 가능성은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그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고, 폭발 강도 역시 현재까지 연구결과로는 알 수 없다. 또한 한라산의 화산 활동 징후도 현재까지는 없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한라산 화산활동 여부와 마그마 존재 등을 정확하게 밝혀내기 위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대학연구진(서울대, 고려대, 부경대)과 함께 한라산 지하의 화산활동 여부와 마그마 존재 및 공급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제주도 한라산 천부 마그마 구조 연구’를 본격 착수한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제주도는 조선 문종 1년 편찬된 고려사와 단종 2년 제작된 세종실록지리지 등 역사서에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 화산활동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있어 화산학적 관점에서 활화산지대로 분류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도 지하 마그마의 존재 여부는 그동안 지질학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연구팀은 한라산 고지대에 지진관측망을 설치를 통해 미소 지진(진도 1~3의 지진)을 측정ㆍ분석해 지하의 화산활동을 관찰하고, 마그마 용융체(암석이 녹아 지하에 저장돼 있는 상태)의 존재 여부 및 그 공급구조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어 화산성 미소지진의 발생여부를 확인하고 지진파형 분석 및 정밀 위치결정을 통해 한라산 화산 활동의 징후를 관찰하게 된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안웅산 박사는 “마그마가 존재하는 경우 지진파의 속도가 주변부의 암석에 비해 느려지며, 마그마의 이동에 따라 속도가 변화한다”며 “이전 연구에서 지진파 저속도 구조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설치될 지진관측 정보들을 처리해 해당 구조의 공간적 분포를 고해상도로 확인하고, 시간에 따른 지진파 속도 변화를 정밀 관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대학연구진은 2014년부터 2017년에 걸쳐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서 지진자료를 수집 분석해 제주도 중심 하부 55㎞ 지점에 마그마 용융체가 존재하며, 이 용융체는 다시 갈라져 제주도 동부와 서부 지하 10~45㎞ 지점에도 각각 존재한다는 것을 국제학술지에 보고했었다.
연구팀은 한라산 고지대(1,450~1,920m) 5곳에 광대역지진계를 설치하고, 중산간 지대(600~1,942m) 70곳에 지오폰(지표의 움직임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주는 육상용 수진기)을 각각 설치ㆍ운영한다. 지진계 설치는 10월 중 완료할 계획이며, 이후 6~8개월 간 지진 자료를 수집하게 된다. 이후 지진파형 정밀분석을 통한 지진 탐지 및 지진파 속도 측정 과정을 거쳐 마그마 존재와 함께 활동 여부 및 구조를 3차원적으로 밝혀낼 계획이다. 연구기간은 2∼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안 박사는 “한라산 화산 분출이 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그 시기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는 그동안 관련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연구의 목적도 기존 연구 결과에 대해 좀 더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다. 다만 제주도 화산은 일본ㆍ인도네시아와 같은 화산지대와 달리 마그마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폭발력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신창훈 한라산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한라산 고지대에서 자료가 수집되는 만큼 한라산의 화산활동 여부를 확인하고, 제주도 중심부 지하의 얕은 지하 마그마 구조를 보다 고해상도로 밝혀낼 전망”이라며 “또한 백두산, 울릉도 등 한반도의 여타 활화산 연구로도 확대 적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화산재해 위험성 평가 등 한라산 보존을 위한 정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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