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연행 부인 강조하며 우익 성향 드러내
'전후 극복' 내세워 침략전쟁 책임 희석 의도?
시진핑 국빈 방일 "정상 교류 중단해선 안돼"?
스가 "한중일 정상회의 조건부 참석"과 대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재임 중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연행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담화(1993년)를 검증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역사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그 문제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는 12일 우익성향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변국과의 역사논쟁이나 갈등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됐다"며 '전후 극복'을 현저한 성과로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산케이는 아베 전 총리가 재임 중 일본이 언제까지나 '사죄 외교'를 반복하는 패전국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강한 문제의식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후를 종식한 근거로서 전후 70주년 아베 담화와 미국 하와이 진주만 방문,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을 거론했다. 미일 양국에선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 피해지역인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했고 같은해 12월 아베 총리가 일본군이 공습한 진주만을 답방하면서 역사의 앙금을 털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고노담화 검증은 오히려 한일 역사갈등을 초래한 계기였다. 아베 정권은 2014년 6월 고노담화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담화 작성 당시 일본군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명시하라는 한국 측 요청에 의해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이) 이뤄졌다'는 문구가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담화 작성의 기초가 되는 사료의 객관성과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위안부 모집 과정의 강제연행과 정부 개입을 부인했다. 그는 인터뷰에서도 전후 70주년 담화와 같이 "우리의 자손, 미래세대의 어린이들에게 (침략 전쟁에 대한)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지우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식민지배를 공식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담화에 대해서도 "지난 대전은 세계적 사건이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전 지구를 내려다 볼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긴 역사의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전세계적 사건으로 치환해 자신들의 책임을 감추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무역ㆍ투자 등 양국 간 경제협력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면서도 중국의 해양진출은 억제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 봄 예정됐으나 연기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에 대해선 "나는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정상 간 교류는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왔다"며 "의례상 국빈으로서 초청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연내 한국에서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 이전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수용 가능한 조치를 참석 조건으로 내걸며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스가 총리가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 이후에도 집권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당연히 계속해서 이긴 총재가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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