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미국, 바람직한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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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미국, 바람직한 한미동맹

입력
2020.10.13 18:00
수정
2020.10.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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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신형 ICBM공개후 첫 한미안보협의회의
중국 영향 지역안보질서 변화, 비전 불투명
선제적 대응으로 한미동맹 공백 메워야


2019년 11월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양국의 국방장관은 14일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여 한미동맹 현안들을 논의한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선보인 데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심으로 화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회의가 열려 더욱 이목을 끈다. 북핵에 대한 공동 억지, 전작권 전환 상황 평가, 연합군사훈련 등 중요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문제는 아시아 지역 안보 정세이다. 트럼프 정부는 날로 강경해지는 대중 정책 속에서 과거의 양자동맹 체제를 다자동맹 체제로 변화시키는 전략을 수시로 언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16일 에스퍼 국방장관은 랜드연구소 연설에서 기존 동맹국, 안보파트너국가들과 나토를 모델로 한 집단안전보장체제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우선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간 4개국 협의회, 즉 쿼드(Quad)가 발판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속에서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도쿄를 방문하여 2차 쿼드장관회담을 가졌다.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일관된 목적을 추구하기에 입장이 달라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한미동맹에 커다란 도전 요인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코로나 사태 해결을 위한 쿼드 국가들과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간 역내 7개국 외교차관협의 역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공동 대응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비군사 문제를 다루지만, 쿼드 역시 애초에 쓰나미 공동 대응에서 시작했기에 보다 강화된 쿼드 플러스의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한미동맹은 지금까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핵심이었고, 지구적으로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 위에서 많은 공동 노선을 추구했다. 그러나 막상 중국의 부상으로 지역 안보 질서가 변화하면서 이에 대한 중장기 비전은 불명확한, 중간 부분이 비어 있는 도넛 모양이 되어 있다.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대중 전략이 다양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 역시 선제적 동맹정책, 지역안보정책이 필요하다.

첫째, 미국 동맹체제가 지금까지 아시아의 미묘한 균형에 이바지해왔다는 점을 재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목적은 유라시아에서 지역패권국가가 등장하여 미국의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더불어 미국의 경제 이익을 확보하고 동맹국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동맹국들 간 분쟁이 일어나거나 강대국을 향한 독자 행보를 보이는 상황도 관리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국 동맹체제는 동맹국뿐 아니라 미국의 적대국에도 유용한 측면이 있다.

둘째, 미국 외교대전략의 큰 변화 흐름이다. 힘은 강하지만 각박한 패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군사력은 상당 기간 중국을 압도할 것이고, 동맹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힘이 있다고 과거와 같이 적극적 세계전략을 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셰일 이후 에너지 자립을 이루었고, 고령화로부터 자유로우며, 기술 발전과 자동화로 보다 자급자족적인 국가로 변모해갈 것이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로부터 여유 있게 탈동조화(decoupling)될 수 있다. 강하면서 아쉽지 않은 미국은 더 많은 부담을 동맹국에 요구하며 아시아에서 기본적인 안보 목적만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추구하는 아시아 다자안보구상이 이 지역의 복잡한 구도를 이끌어가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미국은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고 중국은 허점을 파고들 것이다. 한국은 현재의 지역 안보 균형 속에서 강대국 협력하에 대북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아시아의 안정과 수송로 및 공급망 유지도 수출에 기반한 경제성장에 필수적이다. 미국의 정확한 동맹정책과 안정적인 지역 안보 구도는 한국에 사활적인 문제이다. 이제는 미국이 요청을 해오면 대응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정책 구상 단계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동맹이 되어야 한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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