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삼성전자를 무섭게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나흘간 6,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며 지난달 5만원대로 밀렸던 주가를 다시 6만원대로 끌어 올렸다.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후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실적 대비 여전히 저렴한 주가가 외인들의 '폭풍 매수'를 부추겼다는 평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전 11시 현재 전장보다 0.66% 오른 6만800원에 거래가 진행 중이다.
전날에 이어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 시각 기준 외국인은 1,300억원 이상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대로 장이 마감할 경우 5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이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6일 이후 12일까지 4거래일간 삼성전자를 5,87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액(9,733억원)의 60%가 넘는 규모다. 지난달 16일 6만1,000원(종가)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외국인의 순매도세에 눌려 같은달 말 5만8,200원까지 밀렸다. 지난달 17~29일까지 9거래일간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6,088억원어치 팔아치운 결과였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로 태세전환을 한 배경으로는 실적 기대감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 3분기 영업이익(잠정)이 전년 동기보다 58% 증가한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이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2018년(3분기) 이후 2년만의 최대 분기 이익이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호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진 것이다. 실적 발표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개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물량으로 0.33% 빠졌지만, 이날 외국인은 2,800억원 이상을 나홀로 사들이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물론 4분기 실적에 대해선 신중론이 우세하다. 전통적으로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감소해온데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 이상 감소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 전망이다.
다만 내년 1분기 들어 반도체 업황 회복이 전망되는 만큼 중장기적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서버 D램 가격의 바닥 통과는 2021년 1분기 초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으로 유지했다.
실적 대비 주가가 여전히 저렴하다는 점도 추가 상승을 점치게 하는 대목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저점(4만2,300원) 대비 주가는 약 39% 반등했지만 다른 종목 대비 여전히 주가 상승 폭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단기적으로 반도체 가격 조정의 고비가 있지만 내년 초 이후 서버 고객들의 재고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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