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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창 없애는 게 능사 아니다" 인스타가 표현의 자유 지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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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창 없애는 게 능사 아니다" 인스타가 표현의 자유 지키는 방법

입력
2020.10.13 17:21
수정
2020.10.14 08:5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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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홈페이지 캡처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캡처

"대부분의 콘텐츠와 댓글 내용은 긍정적입니다. 악플이나 부정적인 내용은 소수에 불과하죠. 저희가 해야 하는 건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지, 댓글 기능을 아예 없애버리거나 모두가 실명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월간 순방문자 수(MAU) 10억명이 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수뇌부가 전한 댓글 정책은 분명했다. 댓글창의 전면 삭제나 실명제 도입 보단 다양한 기술적 도구로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방식에 주력했다. 이는 국내 포털업계와는 다른 행보로, 인공지능(AI)과 필터기술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선택으로 보였다.

필립 추아 인스타그램 아시아태평양(APAC) 정책총괄은 최근 본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악플 논란에도 댓글 기능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인스타그램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표현의 활발함'을 지지하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면서 얻게 될 순기능도 적지 않다는 의미다. 추아 총괄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도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 속 얘기를 마음껏 풀어놓을 수 있고,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직접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 인스타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필립 추아 인스타그램 아시아태평양(APAC) 정책총괄. 인스타그램 제공

필립 추아 인스타그램 아시아태평양(APAC) 정책총괄. 인스타그램 제공

하지만 표현의 자유에서 빚어질 부작용에 대해선 단호했다. 인스타그램은 허용되지 않는 상황들을 나열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두고 이에 어긋나는 게시물이나 댓글, 메시지 등은 인공지능(AI)이 걸러내면서 삭제하고 있다. 테러리즘이나 혐오, 자해 관련한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AI가 놓친 게시물이나 메시지의 경우엔 이용자들이 직접 신고할 수 있다. 추아 총괄은 "전세계에서 3만5,000여명의 신고 전담 직원들이 24시간 모든 언어권의 신고 내용에 대응하고 있다"며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잘못 판단됐을 경우 두 번의 심사를 거칠 수 있는 장치 등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행태를 분석해 다양한 도구도 만든다고 했다. 추아 총괄은 "댓글을 분석해보면 첫 번째 댓글이 호의적일 때 나머지도 긍정적일 확률이 높더라"며 "최근 게시물 주인이 긍정적인 내용의 댓글을 상단에 고정할 수 있는 '댓글 고정'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전했다. 개인적으로 민감한 단어나 이모티콘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필터링 기능이나, 특정 이용자가 댓글을 남기면 남들에겐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능 등도 악성 댓글이나 온라인 괴롭힘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만 이런 기능에도 개인 메시지로 연속된 비난이나 가짜 계정을 통한 괴롭힘에 대해선 예외로 뒀다. 국가나 문화권마다 괴롭힘의 형태와 언어가 다른 경우도 문제다. 인스타그램 측은 이런 경우를 대비해 AI 기술을 꾸준히 개선함과 동시에 국가별로 정신건강 관련 단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꾸준히 정보를 업데이트해오고 있다. 추아 총괄은 "인스타그램은 한국에서 중앙자살예방센터나 스텔라파운데이션, 아이들과미래재단 등과 손을 잡고 인스타그램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며 "어떤 방법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변화하는 상황에 발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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