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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블리, '심상정의당 세대교체' 토양 다지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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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블리, '심상정의당 세대교체' 토양 다지고 떠났다

입력
2020.10.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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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6기 지도부 이취임식에서 김종철 신임 대표를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6기 지도부 이취임식에서 김종철 신임 대표를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새 지도부가 ‘정의당 시즌2’를 써나가는 동안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가 나란히 만들어 갈 ‘심상정 시즌2’는 어떤 모습일까. ‘포스트 심상정’을 준비하는 정의당 한 켠에서 평당원으로 돌아온 심 전 대표가 ‘심상정의 시간’을 위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당 안팎에서 ‘심상정의당’이란 우스개 소리를 자아낼 정도로, 상징적이자 사실상 유일무이한 대표성을 짊어져 온 부담은 덜어냈다. 하지만 심상정 역할론에 대한 당 내외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저 자신과 씨름하는 시간을 시작하려 한다”는 평당원 심상정의 모습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신임 대표단이 첫 당 회의를 주재하면서 심 전 대표는 일단 2선으로 물러났다. 당분간 재충전에 집중한다는게 심 전 대표 계획이다. 심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정의당의 가장 높은 자리, 평당원으로 돌아왔다”며 “그 동안 정의당 대표로서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를 감당하기에 제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진보를 앞세워 변화를 무기력하게 만들지 않도록, 실패의 경험들이 새로운 도전을 짓누르지 않도록, 저 자신과 씨름하는 시간을 시작하려 한다”며 “그 동안 감사했다”고 썼다.

2017년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 대표직을 수행하는 동안 감당했던 무게가 상당했던 만큼, 차기 정치 행보를 위한 구상의 시간도 적잖게 필요하다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대표 재임 기간 심 전 대표는 여러 기록을 썼다. 진보정당 유일의 4선 의원이 됐고, 19대 대선에선 유일한 여성 후보로 선전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정의당에서 지역구를 수성한 유일한 의원이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 1세대로서 ‘권영길·노회찬·심상정’의 시대를 펼치며 당 인지도 확장에 기여했지만, 그 상징성이 당의 자산인 동시에 숙제가 됐다. 특히 고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떠난 뒤로 심 전 대표를 향한 부담은 더 커졌다. 21대 총선 이후 당의 체질변화를 모색하며 출범한 정의당 혁신위원회 최대 화두가 ‘심상정 리더십의 토대 위에 어떤 새 그림을 그릴 것인가’가 된 것도 이런 이유다.

심 전 대표는 여러 우려 속에서도 ‘포스트 심상정’ 체제를 위한 세대교체의 토양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다졌다는 평가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청년 전략명부제를 도입해 최근 활약상이 두드러진 류호정ㆍ장혜영 의원 등을 배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총선 이후에는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히며 “정의당이 하루 빨리 시즌2로 전환돼야 한다”고 인정하면서 김종철 신임 대표의 ‘7전 8기’ 계기를 마련했다. 심 전 대표는 11일 이임사에서도 세대교체의 의미를 곱씹었다. 그는 “김 대표는 진보정당의 중심을 지켜온 2세대 일원”이라며 “1~3세대까지 세대연대를 통해 능히 시련을 감당할 ‘팀 정의당’을 완성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류호정ㆍ장혜영 의원을 두고는 “당의 새 중심으로 얼마나 잘하고 계시냐”고 뿌듯해했다. 심 전 대표는 그러면서 “2세대, 3세대가 진보정치의 자긍심은 깊이 새기되 모든 것을 바꿔주길 바란다"며 "20년 진보정치의 역사를 극복하고 노회찬과 심상정을 넘어주길 바란다. 노회찬 전 의원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심 전 대표 다음 행보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상임위원회 활동을 중심으로 한 의정활동에 보다 매진한다는 구상이다. 정의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촉구에 목소리를 보태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부동산 문제에 집중하며 거대 양당 중심의 정쟁 국회에 '생산적 균열'을 낸다는 각오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심 전 대표가 국회에서 꾸준히 부동산, 주거복지, 그린뉴딜, 기후위기 등의 문제를 고민해나가는 일은 마땅한 의정활동의 일환이자 국가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2022년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김혜영 기자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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