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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설비 비용 NO, 한 공정씩 맡는 독특한 협업... 경기 화성 6개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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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설비 비용 NO, 한 공정씩 맡는 독특한 협업... 경기 화성 6개 중소기업

입력
2020.10.12 18:00
수정
2020.10.12 21:5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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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NO할때 우리는 YES"
6개 사 7년 전부터 한 개 공정씩 맡아 협업
3년 전 아예 화성시에 공장을 이전해 모여
물류비, 생산설비 등 감소...경쟁력은 증가

6개 기업 대표들이 지난 8일 에스제이정밀 사무실에서 협업을 통해 생산한 제품(왼쪽 제품은 납품대기 제품으로 모자이크 처리)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유용석 더마스터 대표, 김준현 준케이지 대표, 김성학 에스제이정밀 대표, 이상곤 준테크 대표, 김석찬 태하산업 대표, 최영하 동일테크 대표. 임명수 기자

6개 기업 대표들이 지난 8일 에스제이정밀 사무실에서 협업을 통해 생산한 제품(왼쪽 제품은 납품대기 제품으로 모자이크 처리)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유용석 더마스터 대표, 김준현 준케이지 대표, 김성학 에스제이정밀 대표, 이상곤 준테크 대표, 김석찬 태하산업 대표, 최영하 동일테크 대표. 임명수 기자

국내 중소기업들이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기 화성에 있는 6개의 중소기업이 협업으로 위기극복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처럼 한 개의 공정으로 시스템화할 수 없어 서로가 가진 전문기술을 제공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상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 경기 화성시 양감면 ㈜에스제이정밀 2층 사무실. 인근에 공장을 둔 기업의 대표 6명이 모여 지난해 말부터 공동 제작한 의료장비 납품을 앞두고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한 업체가 제품을 수주하면 금형과 주조, 사상·연마·가공, 도장 등의 각자 맡은 공정만 처리하면 된다. 대기업의 경우 한 개의 시스템으로 운영하지만 이들은 각자 전문 기술을 살려 6개의 공정으로 나눠 일처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협업 주체는 ㈜에스제이정밀 김성학(52) 대표, ㈜더마스터 유용석(61) 대표, ㈜준케이지 김준현(46) 대표, 준테크 이상곤(53) 대표, 태하산업 김석찬(44) 대표, 동일테크 최영하(54) 대표 등이다. 이들 업체는 직원이 5명에서 많게는 10여 명에 불과한 소규모 업체들이다.

소규모 업체라고 하지만 이들의 경쟁력은 업계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각 사 대표들이 모이다 보니 업무처리가 빠르고 납품 기한 내에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회의에도 각 사 대표들이 모이다 보니 문제점에 대해 보고와 의견청취, 결제 등의 절차없이 현장에서 바로바로 수정되는 등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들은 7년 전부터 협업에 나섰다가 3년 전 화성시에 한 데 모여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생산비 절감, 물류비용 감소는 물론 판로개척 확보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어서다. 또 급변하는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설비를 추가하지 않아도 협업으로 제품 생산이 가능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들이 협업을 통해 생산한 제품은 올해 들어서만 34개 제품에 이른다. 의료장비인 ‘치아 잇몸 3D 스캐너 핵심 부품(메인 보디)’을 비롯해 초음파 등 의료장비부터 포클레인 등 중장비 핵심 부품까지 다양하다. 거래처도 두산중공업, 삼성메디슨, 지멘스 등 국내 유명 기업이 포함돼 있다. 특히 6년 전 제작, 납품한 서바이벌게임용 M16 소총은 해당 업체에서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고속도로 터널 및 일반 도로에 설치된 LED 조명등(가로등)의 모즐과 케이스(전구 제외) 등도 이들 6개 기업이 협업을 통해 생산한 제품들이다.

협업의 주체인 에스제이정밀 김성학 대표는 “각 분야 전문기업의 대표가 직접 제작ㆍ생산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결정과정은 물론 불량률도 낮다”며 “최근에는 중국과 동남아 보다 가격도 낮고, 납품일정도 단축되며, 제품 완성도도 높아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더마스터 유용석 대표는 “우리 6개사 모두 올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급감했지만 그나마 협업을 통한 제품 생산은 현상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기업 간 협업이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일테크 최영하 대표는 “최근 우리 업계에서 ‘남들은 NO 하는데 이들 6개 기업은 YES라고 한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많이 알려졌다”며 “이는 생산설비 등의 비용을 추가하지 않고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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