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6개월간 전화협상... "내일 타결될 수도"
대선 앞 '10월 깜짝쇼' 활용하려 서두르나 우려
교착 상태에 빠졌던 미국과 러시아 간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ㆍ뉴스타트)이 급물살을 탈 지 주목된다. 양국 핵무기 제한 목적의 이 조약은 내년 2월 만료 예정이지만, 최근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선 '외교 치적'을 하나 더 늘리고 싶을 법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개월간 수 차례 전화통화로 군축 협정을 논의해왔다고 미 인터넷언론 악시오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가 뉴스타트 협의차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동했다. 또 마셜 빌링슬리 미국 군축협정 특사와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헬싱키에서 만날 예정이다. 매체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일부 구성원과 국가안보 실무그룹이 관련 브리핑을 받았다"고 했다. 사실상 협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협상 타결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로즈 고테뮐러 협상 수석대표는 "이미 합의의 윤곽선은 그려진 상태"라고 말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모두 협상을 매듭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고테뮐러 대표는 러시아가 결과를 비관하는 듯한 입장을 보인 데 대해선 "협상 전략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날 러시아가 "합의에 접근하는 방식에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랴브코프 차관)고 말한 것을 겨냥해서다. 중국의 협상 참여를 주장하는 미국 측 요구에 러시아가 난색을 표명한 것일 뿐 협상 의제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스타트 연장을 서두르는 모습이 포착되자 이를 대선에서 외교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 깜짝쇼)'의 소재로 삼기 위해 협상 타결에만 골몰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민주당이나 조 바이든 후보가 '군축'이라는 명분을 거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꽃놀이패'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공히 조약 연장에 찬성하기 때문에 (체결) 시기는 꼭 (대선일인) 11월 3일 이전이 아니어도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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