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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진주, 우간다

입력
2020.10.12 22: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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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게티이미지뱅크

우간다 ⓒ게티이미지뱅크


내가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우간다에 도착한 것은 2019년 6월이었다.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이 ‘아프리카의 진주(Pearl of Africa)’라고 극찬을 한 우간다는, 사하라사막 이남의 중간을 남북으로 뻗은 루웬조리산맥 동쪽 적도상에 위치하면서,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 빅토리아 곁 비옥한 땅과 선선한 기후를 가진 자연의 축복을 받은 나라이다. 이웃 국가들로는 케냐, 탄자니아,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 등이 있다.

우간다를 이루는 여러 부족 중 핵심은 바로 부간다(Buganda)인데, 그 역사가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36번의 왕위 계승이 중단 없이 이루어진 뿌리 깊은 왕국이다. 부간다 왕국은 카바카(Kabaka)라는 강력한 왕이 지방 족장들을 임명하는 중앙집권적인 체제를 갖추고 있었는데, 1880년대 말 음왕가(Mwanga)왕 시절 내란에 시달리게 되고, 새롭게 떠오르던 이웃 왕국들(부뇨로 등)과도 갈등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부간다는 영국과 손을 잡아 주변 왕국들을 정벌하고, 영국 정부는 1894년 그 지역을 보호령(Protectorate)으로 선포하면서 나라 이름을 ‘우간다’로 바꾼다.

부간다가 영국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지만, 영국은 나름대로 이해타산적이었다. 1860~70년대에 영국의 탐험가들이 부간다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1877년에 최초의 기독교 선교사들이 도착하여 사람들을 개종시키면서 그곳을 영국의 식민지 후보로 홍보한다. 마침내 영국은 1896년부터 1901년에 인도양 해안가 케냐의 몸바사에서 내륙의 빅토리아 호수까지 연결되는 철도를 건설하는데, 이로써 부간다에서 면화 생산이 가능해지고 자급자족이 아닌 상업적 농업이 출현하였다. 영국 입장에서는 식민지에서 원자재를 얻고 상품작물을 수송하기 위해 교통망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우간다 어린이들 ⓒ게티이미지뱅크

우간다 어린이들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서 부족을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식민지 경계를 그은 사실은 아프리카인들이 독립을 추구하는 데에도 큰 장애가 되었다. 이곳 반식민주의 운동은 민족주의 운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고 부족 간 분열 극복이 큰 과제였다. 우간다에서도 다양한 정당들이 생겨났는데, ‘민중회의’와 ‘카바카예카’당이 동맹하여 밀턴 오보테(Milton Obote, 대통령 재임 기간 1966~71, 1980~85)를 중심으로 1962년에 독립을 성취한다. 오보테 재임 중 이디 아민(Idi Amin, 재임 기간 1971~79)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빼앗고 공포 정치로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다. 특히 우간다 경제를 지탱하던 인도인들(약 8만명)을 추방시키면서 경제를 파탄시켰다. 1986년부터 현재까지 대통령직을 지키고 있는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Museveni)는 정치 제도를 개혁하여 민주적 선거를 치렀고, 성공적인 에이즈 대책으로 지지를 얻었다.

현재 출산율이 저조하고 실버 세대가 증가하는 과거 식민 종주국들과는 다르게, 우간다는 출산율이 높고 어디를 가든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16세 이하의 청소년이 우간다 국민의 50%를 차지하는 상황(2006년)에서 그들에게 교육의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것이 국가가 해결해야 할 어려움이다. 반면에, 길거리를 오가는 젊은이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우간다의 역동성과 잠재력, 그리고 밝은 미래가 엿보이기도 한다.



김윤정 ‘국경을 초월하는 수다’ 저자ㆍ독일 베를린자유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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