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랜드로버의 오프로드 아이콘, ‘디펜더’는 자동차 제작에 대한 각종 규제와 시대의 흐름, 그리고 기술 발전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역사 속으로 한 발자국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수 많은 사람들은 언제나 디펜더의 가치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단종 이후로도 다양한 튜너들의 손길을 거쳐 더욱 독특하고 대담한, 그리고 특별한 디펜더들이 데뷔하며 전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가운데 랜드로버가 최신의 기술로 무장한 디펜더를 선보이고, 대한민국 시장에도 제법 빠른 속도로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과연 새로운 올 뉴 디펜더는 완전히 달라진, 그리고 더욱 치열해진 자동차 시장에서 어떤 존재감을 제시할 수 있을까?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는 많은 변화를 겪고, 또 새로운 모습을 담아내고 있으나 그 체형에 있어서는 전통적인 ‘디펜더’의 형태를 고스란히 제시한다.
실제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가 제시하는 전장은 5,018mm에 이르며 대형 SUV의 존재감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전폭과 전고는 어지간한 성인 남성의 키보다도 큰 1,996mm와 1,967mm로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와 함께 3,022mm의 긴 휠베이스 및 2,505kg에 이르는 육중한 체격을 갖췄다. 참고로 여기에 다양한 액세서리 및 ‘패키지’ 등을 적용할 수 있어 구체적인 수치는 차량 및 고객 선택에 따라 상이하다.
더욱 대담한, 그리고 독창적인 캐릭터의 ‘올 뉴 디펜더’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대담하고 독창적이다. 지난 2011년 공개되었던 DC110 컨셉의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이어 받은 올 뉴 디펜더는 최신의 랜드로버의 디자인 요소와 ‘디펜더’만의 감성을 살리는 요소를 차체 곳곳에 적용하며 랜드로버 포트폴리오 내에서도 가장 독특한 모습을 자랑한다.
프론트 디자인의 경우에는 최신의 스타링일을 반영하며서도 디펜더 고유의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높은 보닛 라인, 그리고 직선의 디테일을 고스란히 살렸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과시해왔던 디펜더의 가치를 더하는 입체적 구성의 바디킷은 마치 캥거루 범퍼를 떠올리게 한다.
초대 디펜더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이어 받는 측면은 곡선 보다는 직선이 중심을 잡으며 터프한 오프로더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2020년에 데뷔한 차량의 정체성 또한 함께 담아내 눈길을 끈다. 실제 최신의 차량다운 깔끔하고 세련된 면과 선의 연출, 그리고 휠과 투톤의 차체 도장 등을 통해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후면 디자인은 올 뉴 디펜더가 디자인 구성에서 ‘초대 디펜더’의 가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올 뉴 디펜더의 형태는 완전히 초대 디펜더의 실루엣을 차용하고,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및 바디킷은 현대적으로 구성하여 ‘시각적인 매력’을 완벽히 구현한다.
이외에도 풀사이즈의 스페어 휠과 타이어 세트를 트렁크 게이트에 달아 ‘예상 못할 손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단단하게 그려진 디펜더의 공간
올 뉴 디펜더의 제작에 있어 아마 가장 많은 고민이 담겼을 것으로 추측되는 것이 바로 실내 공간이었을 것이다. 실제 올 뉴 디펜더의 실내 공간은 디펜더의 강인함을 떠올리게 하지만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공간 구성을 통해 ‘독창적인 가치’ 그리고 ‘기술 발전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일반적인 인테리어 연출의 요소는 물론이고 섀시에 적용된 금속을 차용할 뿐 아니라 결합 부분의 볼트의 형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최신의 디펜더’를 더욱 매력적이고 참신하게 느끼게 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클러스터를 더하고, 새롭게 개발된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더해진다. 이를 통해 차량 정보의 빠른 파악 및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오프로드를 주행 차량 설정과 도강 상황에서의 차량 상황 등을 빠르게 파악하고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다만 센터페시아의 넉넉한 공간 대비 각종 컨트롤 패널의 면적이 너무 작게 디자인되어 일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자잘한 과정’을 여러 번 겪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러한 부분은 조금 더 개선되었으면 했다.
차량의 체격이 클 뿐 아니라 휠베이스 역시 넉넉한 만큼 공간 가치가 돋보인다.
높은 시트 포지션을 가졌지만 전고가 워낙 높은 만큼 헤드룸의 여유는 상당히 인상적이며, 시트의 만족감 역시 준수한 편이다. 게다가 이러한 특성을 고스란히 이어 받은 2열 공간의 여유도 넉넉할 뿐 아니라 차량 내 곳곳에 마련된 수납 공간 또한 높은 가치를 제시한다.
이와 함께 적재 공간 역시 만족스럽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옆으로 열어 보면 넉넉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공간이 시야를 사로 잡는다.
공간 자체가 깔끔하게 다듬어진 만큼 공간 활용성이 높을 뿐 아니라 2열 시트를 상황에 따라 폴딩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아웃도어 및 레저 활동에서도 우수한 가치가 기대되었다.
내심 아쉬운 인제니움의 심장
국내에 판매되는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24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직렬 4기통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와 AWD 시스템이 더해져 더욱 견고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예고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D240은 정지 상태에서 9.1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188km/h에 이른다. 덧붙여 공인 연비는 9.6km/L(도심 8.9km/L 고속 10.5km/L)로 체격이나 공차중량 등을 고려할 때 준수한 모습이다.
쾌적한 주행 감성의 ‘올 뉴 디펜더’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의 첫 경험은 바로 ‘온로드’에 있었다. 사실 랜드로버 디펜더는 과거부터 포장된 도로보다는 마치 야전에서 펼쳐지는 군사 작전을 떠올리게 할 수 있은 험로 등에서 더욱 탁월한 주행 성능을 제시했던 차량이다.
게다가 올 뉴 디펜더 역시 ‘오프로드 아이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이번 시승에서 굳이 온로드 주행을 경험할 필요가 있는지 내심 궁금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 뉴 디펜더와 함께 포장된 도로 위를 달리는 순간, 완전히 잘못 생각하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는 너무나 부드럽고, 여유로운, 그리고 편안한 주행 질감을 제시했다. 명확한 비교를 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으나 아마 디스커버리 스포츠, 이보크 그리고 디스커버리 등과 비교를 하더라도 ‘올 뉴 디펜더’가 더 만족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주행 상황에 걸쳐 디젤 엔진의 질감이나 소음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나 인제니움 디젤 엔진 특유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출력 전개, 그리고 안정적이면서도 기대 이상의 편안함을 제시하는 차량의 셋업이 이어지며 ‘운전자가 느끼는 만족감’을 대폭 끌어 올렸다.
물론 차량이 무겁고, 큰 만큼 주행 시 느껴지는 가속 성능이 여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운전자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만족할 수 있는 주행 경험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덧붙여 박스 형태의 차량들이 가진 ‘풍절음’이 생각보다 능숙하게 억제되어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물론 조금 더 자세히, 그리고 세세하게 차량의 특성을 살펴본다면 아쉬울 부분이 더 늘어나겠지만 ‘첫 느낌’에서 느껴지는 올 뉴 디펜더의 온로드 주행 가치는 기대 이상, 평균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생각되었다.
압도적인 가치, ‘설명하기 어려운’ 오프로드 성능
온로드 주행을 마치고 난 후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의 설정을 조율했다.
조율에 따라 올 뉴 디펜더는 오프로드 지상고를 높이고, 기어 비를 로우 레인지로 바꾸고, 또 터레인 리스폰스 셋업을 통해 최적의 출력 및 차량 제어 시스템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제대로 된 ‘오프로드 주행의 준비’ 자체도 올 뉴 디펜더의 시작하니 머리 속이 하얗게 바뀌었다.
사실 시승이라 한다면 ‘어떤 상황을 맞이하고’ 그 상황에서 차량이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는 어떤 설명을 하기에 참 난감한 상황을 제시했다.
눈 앞에 펼쳐진 오프로드 코스는 분명 일반적인 자동차에게는 어렵고 난감한데 올 뉴 디펜더는 너무나 쉽게, 그리고 너무나 능숙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 입장에서 ‘좋다’라는 말 외에는 할 이야기가 없던 것이다.
노면 상태를 가리지 않고, 능숙한 트랙션 컨트롤을 바탕으로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너무나 부드럽고 익숙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범피’ 등과 같은 노면 상황으로 인해 자치 주행 페이스가 낮아질 수 있는 상황도 더러 발생했으나 올 뉴 디펜더는 너무나 손쉽게 편하게 극복하며 ‘긴장한 운전자’를 황망하게 만들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본다면 이미 여러 차량에서 그 가치를 인정 받았던 터레인 리스펀스가 상황에 따라 최적의 드라이빙 가치를 제시하며, 차량 높이를 조율하며 차체 손상 및 주행 능력의 개선을 이뤄내는 모습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역시 ‘D7x’ 모노코크 섀시에 있다. 여느 프레임 섀시 기반의 SUV에 비해 더욱 강인하고 견고한 주행 안정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모노코크 섀시의 가벼움을 품은 덕에 2.0L 디젤 엔진 만으로도 숱한, 그리고 다양한 오프로드 주행 환경을 능숙히 주파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힐 디센트 기능을 비롯해 차량이 가진 다양한 안전 및 주행 편의 사양은 오프로드 주행 중 맞이하게 되는 여러 불안한, 그리고 어려운 주행 환경에서도 너무나 능숙하게 작동하며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를 만족시키며 ‘올 뉴 디펜더’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모습이었다.
좋은점: 독창적인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 성능, 그리고 편안한 주행 질감
아쉬운점: 디스커버리와 집안 싸움이 예상되는 패키징
오프로드 마니아는 물론 모두를 만족시키는 존재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와의 모든 주행을 마치고 난 후 머리 속이 무척 혼란했다.
올 뉴 디펜더는 지금까지의 모든 오프로더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최신의 기술과 정서를 적극적으로 담고 있는 만큼 더 많은 다수의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점은 올 뉴 디펜더는 그저 ‘이목 끌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구매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매력’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새로운 기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촬영협조: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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