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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연료전지 공장도 멈춘 포항에 2400억짜리 수소 단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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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연료전지 공장도 멈춘 포항에 2400억짜리 수소 단지 만든다?

입력
2020.10.13 17:30
수정
2020.10.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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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ㆍ경북도, 2427억 투자...2025년까지 포항에 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
초석 다진 포스코에너지는 가동 중단ㆍ인력 정리나서...정부 계획 차질 우려

경북 포항 수소 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 사업 계획. 경북도 제공

경북 포항 수소 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 사업 계획. 경북도 제공

포스코의 발전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가 경북 포항에 세계 최대 규모로 지은 연료전지 제조공장을 2년 넘게 가동 중단(본보 12일자 14면)하면서 정부가 2025년까지 포항에 추진키로 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도 차질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와 경북도는 2,427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연료전지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민관 협력 단계부터 포스코에너지가 빠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13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일 한국동서발전㈜, 영남에너지서비스㈜, ㈜한울과 남구 대송면 대각2리에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수소 연료전지는 수소를 산화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시키는 배터리다.

포항시는 도시가스 설치가 어려운 대각2리 주민들과 협의해 발전용 수소 연료전지를 설치해 전기와 열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제조공장을 갖춘 포스코에너지를 지척에 두고도 타 지역 업체와 MOU를 맺어야 했다.

한국퓨얼셀 포항 연료전지 사업장 전경. 포스코에너지 제공

한국퓨얼셀 포항 연료전지 사업장 전경. 포스코에너지 제공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6월 포항테크노파크에서 열린 산자부와 경북도의 '포항 수소 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위한 MOU에도 빠졌다. 이 사업은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에 국비 1,214억원과 도ㆍ시비 605억원, 민자 608억원 등 2,427억원을 투입, 연료전지 산업화 단지를 조성하고 4,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포스코에너지 대신 경쟁사이자 전북 익산에 공장이 있는 두산퓨얼셀㈜이 참여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가 미국 연료전지 회사와 법적 분쟁을 벌이는 등 최근 내부 상황이 좋지 않아 나서지 못했다"며 "지역에 있는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어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포항 수소 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사업은 경북도가 국비 3억2,000만원을 지원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18개월간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가 지난해 11월 연료전지 사업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인 한국퓨얼셀㈜을 만들고는 인력 정리에 나서자 수소 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사업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포항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포항을 수소 연료전지 메카로 만드는 계획은 10년 전 영일만 산단에 포스코에너지의 대규모 연료전지 공장이 들어선 뒤 시작됐다"며 "포스코에너지도 중단한 판국에 연료전지 생태계 조성에 2,400억원을 쏟아 붓는 상황을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경북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연료전지 관련 제품을 인증하는 실증단지도 함께 추진해 포스코에너지가 참여하지 않아도 큰 어려움이 없다"며 "포항은 수소산업 생태계 기반이 잘 닦여 있고 두산퓨얼셀 등 다른 대기업들은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혀 원만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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