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서울시 전월세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정치인은 공인이다. 공인으로서 사회통념과 도덕적 기준에 따라 마땅히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시민사회와 언론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해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나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지 않고, 고소로 대응하는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특혜에 대한 시시비비를 떠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여당 청년대변인이 11일 내놓은 논평이 정치권에서 미묘한 주목을 끌고 있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휩싸인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한 일갈을 담은 내용인데, 각종 특혜ㆍ공정 논란에 ‘법적 판단'을 앞세워 당당하게 대처해 온 여권 인사들의 태도를 겨냥하는 듯한 대목이 이어져 이목을 집중시킨 탓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논평이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날을 세웠다.
조은주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나 전 원내대표를 직격했다. 조 청년대변인은 논평에서 “나 전 의원님은 공인”이라며 “공인으로서 부끄러움이 없다는 건 정말 해괴한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나 전 원내대표를 향해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지 않고, 고소로 대응하는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를 지적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는 고발인에 대한 고소는 자칫 시민사회와 언론의 정당한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가 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이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사학비리 의혹 등을 제기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을 고소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조 청년대변인은 그러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경쟁력이 되는 세습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주 미세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격차와 위력은 매우 크다”고 했다. 또 “극한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에서 특혜와 적폐는 최소한의 기준인 ‘공정의 룰’ 자체를 저해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어갔다.
진중권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논평을 공유하고 "내로남불의 극치"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용민 (민주당 의원)에게 해야 할 말"이라고 했다. 조 청년대변인의 논평 일체가 지적하는 내용이 민주당, 혹은 여권 인사들의 행보에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는 비판이란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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