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가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들이 지난 8월 3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참사 9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피해자를 사칭해 활동한 SK케미칼ㆍ애경산업 소속 직원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내 가습기살균제참사 이슈 대응 담당 직원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참위에 따르면 해당 직원들은 가습기 피해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피해자라고 속여 관련 게시글을 열람하는 등 밴드 운영자와 피해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참위는 이들이 지난해 5월 온라인 모임 플랫폼 '밴드'에서 피해자임을 사칭해 게시물을 열람하고, 2018년쯤에는 제3자 명의를 사용해 온라인 피해자 모임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참위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직원들의 사칭ㆍ사찰 행위에 각 사가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파악해 이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검찰에 전달했다. 사참위 조사 결과 SK케미칼은 올해 1월 직원이 사참위로부터 출석통보 요구를 받은 직후 업무용 PC를 교체했다. 해당 직원은 사측 법무법인 사무실을 방문해 휴대폰으로 피해자 온라인 모임에 로그인한 적이 있으나, 사참위 조사관에게는 로그인 한 휴대폰이 아닌 다른 휴대폰을 제출했다는 것이다. 애경산업 소속 직원의 경우 지난해 온라인 모임에서 얻은 관련 정보를 사측 임직원이 속해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 공유한 정황도 포착됐다.
최예용 가습기살균제참사진상규명소위원장은 "가해기업들이 참사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 채 피해자를 사칭했다"며 "이는 또 다른 형태의 2차, 3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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