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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가 우리를 지켰다"...수만명이 '노마스크'로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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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가 우리를 지켰다"...수만명이 '노마스크'로 환호성

입력
2020.10.11 16:30
수정
2020.10.11 21:5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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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박수치는 모습을 방송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박수치는 모습을 방송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은 초대형 종교 행사를 방불케 했다. 수만 명이 몇 시간 동안 다닥다닥 붙어 선 채 열광적으로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고 눈물을 훔쳤다. 바이러스가 퍼지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당ㆍ군의 간부와 열병식에 참가한 장병들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극도로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아한 장면이다. 북한은 '국경 1㎞ 안에 접근하는 사람과 짐승을 모두 사살하라'는 지침을 내렸을 정도로 바이러스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건의료 인프라가 워낙 취약해 감염 확산을 틀어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달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해역에서 사살한 것도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역 차원에서 중국의 식량 등 물자 지원을 거절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북한이 '노마스크 열병식'을 고집한 건 '비루스(바이러스) 방역 전쟁'에 성공했다는 대내외 선전용으로 일단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북한에 코로나 확진자가 1명도 없다고 천명했다.

전원이 ‘노마스크'로 통일... 김정은 “단 한 명의 피해자 없어”

북한이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건 아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올해 여름 "모든 사회 성원들은 공민적 본분을 깊이 새겨 안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비롯해 비상 방역 규정을 준수하며 서로 방조하고 통제하는 방역 분위기를 고조시켜나가는 데 자각적으로 떨쳐나서야 한다"라고 계도한 바 있다.

10일 0시 열병식 시작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였다. 어린 화동도 마스크 없이 화면에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우리 인민 모두가 무병무탈해주셔서 정말 고맙다” “남들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방역 안정 형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단 한명의 악성 비루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하다” 등의 발언으로 북한이 코로나 청정 지대임을 부각시켰다. '마스크 없이 수만 명이 모여도 걱정 없는 안전한 나라'임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평양 시민들이 지난 여름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평양 시민들이 지난 여름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9월 WHO평양사무소 “검진자 모두 음성"

북한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공식 확인된 적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평양 사무소도 "북한에서 지난달까지 3,300여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3,300여명'이라는 모수가 워낙 작아 북한이 안전 지대라고 속단하긴 어렵다. 북한에서 이미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는 설이 여러 소식통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다. 강영실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지난달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에 실은 ‘코로나19에 대한 북한의 기술적 대응’ 논문에서 "사리원과 신의주, 원산, 함흥, 청진, 회령 등에서 지난 5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북한 중앙비상방역지휘부 내부 자료를 근거로 주장했다. 일본 산케이(産經)신문도 지난 4월 북한 내부 정보를 인용, 2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노마스크 결단'을 내린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주민의 우려를 불식하고 이를 통해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일단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인민이 높은 애국심과 고도의 자각성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는 사회주의가 아니었다면 무서운 재앙을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방역 성공의 공을 주민들에게 돌렸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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