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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선명한 정의당' 선언... "진보의 금기, 과감히 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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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선명한 정의당' 선언... "진보의 금기, 과감히 깨겠다"

입력
2020.10.12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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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정의당 신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지도부 이취임식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김종철 정의당 신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지도부 이취임식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김종철 대표가 서 있는 곳이 정의당이 멈춰서있는 자리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지도부 이취임식에서 심상정 전 대표는 김종철 대표의 당선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김 대표는 2002년 32세의 젊은 나이로 서울 동작구청장 선거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18년 동안 두 번의 지방선거와 5번의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 모두 패배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으로 야심차게 깃발을 올렸던 진보정당이 숱한 우여곡절에도 대중정당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과거와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심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사즉생(死卽生ㆍ죽고자 하면 산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한 것이다"라고 대표 선출 의미를 부여했다.

진보 노선의 선명성을 강조한 김 대표가 취임과 함께 강조한 것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다. 김 대표는 지난달 7일 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지면서 "갈수록 보수화되는 민주당과 진검 승부를 벌여야 한다"고 천명했다. 민주당과 '입법 파트너'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이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던 20대 국회와 결별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김 대표는 이번 대표 선거운동기간 내내 민주당과의 전략적 연대와 선을 긋는 '자강론'을 펼치며 당초 열세로 평가받던 판세를 뒤집었다.

민주당과 진보적 색채로 입법 경쟁에 나서겠다는 게 김 대표의 전략이다. 김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과감하게 진보 정책 대안을 낼 것이다. 진보 진영의 금기를 깨는 정책들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사에서 산업재해 사망사고 발생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하게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이 머뭇하는 진보 의제를 과감하게 끌어다 "선의의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국민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할 때, 우리 국민들은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과 차별화하는 진보 색채는 '노회찬 정신'과도 이어진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의 마지막 비서실장이기도 한 김 대표는 이날 취임사에서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이 2010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발간한 정책공약집 서문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김 대표가 이날 취임식 직전 방문한 장소도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 내 노 전 의원 묘역이었다.

1970년생인 김 대표가 정의당 내 586세대와 2030세대 간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심 전 대표도 "김 대표가 세대 연대를 통해서 팀 정의당을 완성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진보정치 선두에 섰던 586세대는 심 전 대표나 노 전 의원으로 대표되고, 후자는 21대 국회에 입성한 류호정ㆍ장혜영 의원이 꼽힌다. 지난 7월 성추문에 휩싸여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조문 여부를 두고 정의당 내 두 세대간 심화된 갈등은 김 대표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청년정의당을 우리가 만든만큼 청년들이 당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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