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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있다고?"… 또 거짓으로 일관한 트럼프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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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있다고?"… 또 거짓으로 일관한 트럼프 연설

입력
2020.10.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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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팩트체크... 美 발병 연일 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 블루룸 발코니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 블루룸 발코니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바이러스가 없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후 첫 대중 연설에서 한 발언이다. 감염병 위기를 극복한 지도자로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지지층 결집하려는 의도가 뻔했지만, 이번에도 자국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외면한 채 사익을 위해 거짓 정보로 점철된 연설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 CNN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공개 연설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사실 확인 결과를 전했다. 백악관 블루룸 건물 발코니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어던지면서 “기분이 매우 좋다”는 말로 연설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곧 백신이 나올 것이다. 바이러스는 사라지고 있다”라며 별 것 아니라는 투의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여전히 치료 중이다.

그러나 방송은 최근 통계만 봐도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 종식, 즉 바이러스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미 50개 주(州)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전 주보다 많은 신규 감염이 발생했다. 또 11곳은 역대 최다 일일 확진 기록을 갈아치웠고, 최근 사흘간은 감염 규모가 연속 5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선 맞상대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비판도 사실과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바이든이 ‘급진 좌파’의 폭력시위를 평화집회라며 감싸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우선 대다수 인종차별 항의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된 만큼 폭력시위로 단정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여러 차례 폭동과 약탈 행위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이후 어떤 미 대통령도 나보다 흑인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한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누구도 논쟁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하지만 CNN은 “정말 논쟁적 발언”이라며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4ㆍ65년 흑인 인권을 보장하는 민권법과 흑인 참정권을 인정한 투표권법에 서명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흑인사회 역시 트럼프 주장 전혀 동의하지 않는 눈치다. 최근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서 흑인 시민 93%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방송은 이 밖에도 “기저질환 보유자를 보호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런 환자군 보호대책이 담긴 오바마케어 법안에 줄곧 제동을 걸었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후보가 석유 시추를 중단한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주장에는 “민주당이 공식 배포한 공약집에는 석유 시추를 전면 중단시킨다는 약속이 포함돼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연설에서 팩트에 부합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는 게 결론이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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