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김한별ㆍ이재경ㆍ이태희ㆍ함정우ㆍ김성현 CJ컵 티켓
김태훈(35)이 자신의 ‘공격 본능’을 억누르는 인고의 플레이로 험난한 코스를 지혜롭게 공략하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0 제네시스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3대가 합작한 우승이다. 캐디를 맡은 부친 형돈(59)씨 조력을 받은 그는 통산 4승째를 기록한 뒤 아버지는 물론 지난해 태어난 아들 시윤이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시즌 누적상금 4억6,663만원이 되며 제네시스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에서도 1위 김한별(24)을 턱 밑까지 추격한 그는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섀도우크릭’ 출전권을 포기하고 남은 국내 대회에 전념해 대상 포인트 1위도 꿰차겠단 각오다.
김태훈이 11일 인천 연수구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ㆍ7,350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 73타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 이후 2년만의 우승을 거머쥔 그는 우승 상금 3억원과 제네시스 GV80차량의 주인공이 됐다. 또 미국 현지시간으로 1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CJ컵 출전권과 내년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출전권까지 확보했지만 “지난해 태어난 아들도 걱정되고, 제네시스 대상에 집중하고 싶다”며 CJ컵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2위를 달린 박상현(37)과 조민규(32)에 4타 앞선 채 4라운드를 시작한 김태훈의 이날 전략은 ‘지키기’였다. 그간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했던 그는 선두로 올라선 2라운드부터 자신의 공격적 성향을 억누르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를 끝까지 잘 지켜내면서 마침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김태훈의 최종라운드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반 4번홀 버디 이후 5,6번홀과 9,10번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기록하며 자칫 선두를 내줄 위기를 맞았다. 추격자는 전날까지 6타차 뒤졌던 프로 2년차 이재경(21)이었다. 김태훈의 바로 앞 조에서 경기를 펼친 이재경은 5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6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주춤했지만, 7~9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김태훈과 한때 한 타 차까지 격차를 좁혔다.
그럼에도 김태훈은 끝까지 자신만의 플레이를 이어가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홀이 파4 14번홀. 가운데 개울을 두고 왼쪽엔 좁은 페어웨이와 그린이, 오른쪽엔 넉넉한 페어웨이가 있었지만, 김태훈은 아이언을 꺼내 오른쪽 페어웨이를 택한 뒤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버디를 낚았다.
그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전반에 퍼팅과 샷이 난조여서 굉장히 어려웠는데, 그럴 때일수록 내 플레이를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금과 대상 포인트 정상에 서겠단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김태훈은 “대상 포인트 1위 김한별이 CJ컵에 다녀왔을 때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해 다음 대회(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한별이)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도 자가격리 후 참석해야 해 내가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결과까지 반영한 성적으로 국내파 선수 가운데 CJ컵에 나설 선수들도 결정됐다. 코리안투어 시즌 2승을 거둔 김한별은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했음에도 대상 포인트 1위를 지키며 CJ컵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 우승자이자 대상포인트 2위 김태훈이 출전하지 않으면서 3위 이재경과 4위 이창우(27), 5위 이태희(36)가 출전권을 확정했는데, 이창우가 출전을 고사하면서 6위 함정우(26)까지 출전권을 얻게 됐다. KPGA 선수권 우승으로 국내파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CJ컵 출전을 확정한 김성현(22)도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총상금 975만 달러가 걸린 CJ컵엔 총 78명의 선수가 출전해 컷 탈락 없이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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