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ㆍ넷플릭스 불출석…포털사는 여야 합의 불발
플랫폼 갑질 등 핵심 사안은 쏙 빠진 맹탕 국감
"종합국감에서라도 발전적 논의 이뤄져야"
21대 국회 첫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구글, 넷플릭스 등 주요 증인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동통신사 관계자들만 국감에 나와 5세데(5G) 이동통신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는데, 이 역시 상당 부분 내용이 틀리거나 왜곡된 주장이어서 논란이다.
11일 국회와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7, 8일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는 이통3사 고위 관계자 외 대부분의 증인들이 불출석했다.
특히 최근 모든 응용프로그램(앱)에 대해 수수료를 30%로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앱 생태계에 파장을 일으킨 구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감수하며 출장을 할 수 없다"며 불출석 사유를 제출했다. 이에 과방위는 화상회의로 국감에 출석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구글 측은 "재택근무로 영상장비를 구매할 수 없고, 시차와 통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힘들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정당한 통신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넷플릭스 역시 비슷한 이유로 불출석을 결정했다.
포털의 뉴스 편집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와 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네이버는 여야 합의 불발로 국감 증인으로 채택조차 되지 못했다. 이에 과방위 국감은 당사자는 빠진 채 핵심 사안에 대해 정부의 조치 사항을 묻고 확인하는 데 그쳤다. 결국 질의의 대부분이 이통사에 쏠렸는데, 이마저도 상당수가 사실이 아닌 주장이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국의 민간 요금제 추천 사이트 'cable.co.uk'를 근거로 들어 "한국의 데이터 사용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하면 3배, 전체 조사 대상 국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비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사이트는 단순히 요금제의 요금을 제공 데이터로 나눈 것을 '데이터 사용요금'으로 칭했기 때문에, 이를 통신 환경이 다른 국가별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데이터를 많이 제공하지만 기본 통화ㆍ문자 제공량을 줄이거나, 데이터는 적게 제공하면서 통화ㆍ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요금제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월 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제도나 결합할인 등도 반영하지 않아 실제 요금과도 괴리가 있었다. 반면 5G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한 제도적 지원책 등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이에 종합감사에서라도 핵심 증인과 관련 참고인을 불러 현재 주요 안건에 대해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야는 오는 22, 23일 열리는 과방위 종합감사에서 구글, 넷플릭스 및 포털 관계자를 출석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구글, 넷플릭스의 플랫폼 '갑질'이나 포털의 공정성 문제, 5G 전국망 구축 문제 모두 심각한 현안인데 이번 국감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며 "특히 재택근무를 전향적으로 도입한 구글에서 기술적 이유로 화상회의로도 국감에 참여하지 못하겠다는 핑계는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