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으로 낙하물에 의한 2차 피해 우려 "진입 못해"
피해액 100억원 이상 전망, 화재보험만으론 부족
울산시 "적극 지원" 방침에 "왜 세금으로 보상..." 논란
시공사 책임론도 제기되지만 입주 10년 넘어 '회의적'
8일 밤 울산에서 발생한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대형 화재로 127세대 주민들의 보금자리 상당수가 불 탄 가운데 피해 규모와 주민들의 주거대책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소방당국은 건물의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특별조사반을 편성해 정확한 피해규모를 조사한다는 방침이지만 10일에도 강풍 때문에 현장에 진입하지 못했다. 건물 잔해 등의 낙하 우려에 따른 것이다. 본격적인 조사는 12일 이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소방 관계자는 10일 "별도 화재조사반을 편성해 소방시설 등을 조사할 예방팀과 함께 가구를 방문해 입주민들을 상대로 피해목록을 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반이 울산소방본부에 차려질지, 관할 남부소방서에 차려질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오전 상황에서 시와 소방당국 등의 판단을 종합하면 127세대의 절반 이상이 상당 수준의 화재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울산시가 마련한 임시 주민 숙소 등에는 200명에 달하는 주민이 몰렸다. 또 직접적으로 화마가 덮치지 않은 나머지 절반 가량도 화재과정에서 매캐한 연기와 물 등으로 오염돼 직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전소의 경우 사실상 아파트 전체 실내를 새로 짓고 가구 및 가전제품도 교체해야 해 피해금액은 수억원까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가 불에 탄(부분소) 세대의 경우도 피해복구를 위해서는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 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이번 화재의 전체 피해규모는 1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 보험만으로는 피해복구에 턱 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지난 2009년 127세대로 준공된 피해 주상복합은 S화재 보험에 들어 있어 건물피해 보상은 물론 개인재산 피해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상 한도 4,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험사는 9일 피해 주상복합 관리소장 등 관계자와 대략적인 피해규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보상과 관련 건설사에 대한 손해배상, 손실보상도 거론되고 있지만, 시공된 지 11년이 넘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입주민들은 "집에라도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 "고층 화재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반드시 원인규명을 해달라", 일부 주민은 "지자체 차원을 넘어 중앙정부에 지원을 이끌어 줄 것" 등 요구사항을 쏟아내고 있고, 송철호 시장은 9일 입주민들과 가진 화재 피해 대책 간담회 자리에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같은 울산시의 적극 지원 방침에 대해 찬반 반응이 엇갈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불가항력적인 피해를 입은 만큼 시가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사유재산 피해에 세금을 사용해선 안 된다는 반발도 적지 않다. 실제 송철호 시장이 SNS에 올린 간담회 관련 게시글에는 지원에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울산시는 화재를 입은 입주민 200여명에게 9일 스타즈호텔, 롯데호텔, 신라스테이 등 을 호텔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등 숙박비 2인 1실 기준 6만원, 식비 1인당 1식 기준 8,000원을 지급했다. 여느 재난 때 실내 체육관, 학교 강당 등의 시설을 제공하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아파트에서 불이 나 77명이 옥상과 대피공간에서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으며 93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대피 도중 찰과상을 입었다. 화재는 발발 15시간 40분만인 9일 오후 2시 50분 완전 진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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