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글날인 9일 도심 집회를 막기 위해 개천절 집회 때 선보였던 '경찰 차벽'을 서울 광화문 일대에 다시 설치했다. 시위대의 도심 진입을 막기 위해 도심으로 향하는 길목엔 경찰 검문소가 곳곳에 세워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경찰 차벽과 펜스가 설치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오전 7시쯤 차벽 설치를 완료했다"며 "다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천절보다는 경찰 버스를 줄였다. 개천절과 달리 차벽이 광화문 광장을 둘러싸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 차벽은 광화문 일대 도로변에 만들어진 상태로, 광화문 광장을 원천 봉쇄하지는 않았다. 차벽 설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개천절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상대로 경찰 검문도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광화문 등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여러 단계에 거쳐 멈춰세운 뒤 "어떻게 오셨습니까?", "어디로 가십니까"라며 행선지를 파악하고 있다. 다만 개천절에 서울 시내 진입로 90곳에 설치했던 검문소는 이날 57곳으로 줄였다.
현재 광화문 인근 지하철역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광화문광장 방향 출입구는 통제돼 다른 출입구를 이용해야 한다. 서울교통공사는 한글날 집회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을 경우 광화문 인근 지하철역 4곳에서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와 무관한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지하철 무정차 시간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부 보수단체들은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기자회견, 1인 시위 등의 형태로 도심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글날 집회를 금지한 경찰의 처분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랑제일교회 등이 참여하는 8·15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전 종로구 창덕궁 돈화문 앞에서 정부의 방역 정책 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차량시위는 ‘9대 이하’ 기준에 맞춰 진행된다. 지난 3일 조국 전 법무 장관, 추미애 장관 집 앞을 지나갔던 단체는 이날도 차량 9대로 같은 길을 지나간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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