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진흥원 투자 유치 과정에도 핵심 역할
옵티머스, 정씨 개인사업체에 40억대 투자

서울 강남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입구. 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옵티머스를 연결해 준 인물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한 정영제(57)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로, 그는 옵티머스에 대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투자 유치 로비를 벌인 인물로도 지목돼 있다. 검찰은 옵티머스가 정 전 대표의 사업체에 40억원대의 투자를 한 사실도 파악,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옵티머스 수사팀은 최근 김재현(49ㆍ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로부터 “작년에 옵티머스 부실이 커지던 시기, NH투자증권을 연결해 준 인물은 정 전 대표”라는 진술을 받았다. 지난해 4월 말 옵티머스가 새로운 펀드 판매처를 찾을 때 정 전 대표가 “NH투자증권 고위 관계자에게 얘기했으니 기다려 보라”고 말했고, 며칠 후 실제로 펀드가 설정돼 정 전 대표가 모종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다.
게다가 검찰은 NH투자증권과 펀드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인 작년 5월 중순, 옵티머스 측이 정 전 대표의 개인 사업체인 골든코어에 40억원대의 투자를 한 사실도 확인했다. 옵티머스의 ‘자금 빼돌리기’ 통로로 알려진 ‘트러스트올’이라는 회사가 골든코어의 유상증자에 참여, 총 43억5,000만원을 송금하고 50%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다. 검찰은 옵티머스의 이 같은 투자와 관련, ‘NH투자증권 연결’의 대가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성격을 살펴보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초반부터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언급돼 온 인물이다. 옵티머스에 대한 전파진흥원의 748억원 투자 결정(이후 철회)이나, 금융권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ㆍ현직 옵티머스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인사는 “모든 증거와 정황이 정 전 대표를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정 전 대표의 행방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이 확보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제목의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지난 5월 옵티머스의 한 물류단지 사업 인허가와 관련, 한 지방자치단체장을 면담한 사실이 기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때 옵티머스의 고문을 지냈던 채 전 총장은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사임했다. 그는 “초대를 받아 몇몇 분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해당 지자체장을 만난 적은 있으나, 물류단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나 인ㆍ허가 등과 관련해선 그 어떤 말도 꺼낸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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